염수정 추기경이 최근 「한국 천주교회에 있어서 교회 고등교육 기관의 설립과 운영 및 전망」을 발간했다. 책에는 사제 양성 및 교회 대학 설립을 다룬 논문 등 교회가 고등교육기관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여러 지혜가 담겨 있다. 먼저 책 발간을 축하하며, 재임 기간 중 가톨릭대학교 교회법대학원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한 염 추기경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아울러 이를 계기로 가톨릭이 운영하는 대학에 닥친 위기, 그리고 이를 헤쳐나가기 위한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운영하는 대학알리미에 공개된 신학대학들의 현주소를 보면 가톨릭의 미래가 밝다고 하기는 어렵다. 2023년의 경우 가톨릭대 성신교정(신학대학) 입학생은 50명. 이 가운데 남학생이 29명, 여학생이 21명이다. 더구나 재학 중 학교를 그만 둔 사람은 16명, 탈락률은 5.1에 달한다.
대전가톨릭대는 정원 40명에 입학생은 8명, 광주가톨릭대는 정원 40명에 입학생은 13명(여1), 수원가톨릭대는 정원 90명에 입학생은 30명(여2)이다. 이들 대학의 충원율은 20~32.5, 재학 중 그만둔 사람도 대학별로 2~6명이다.
대구와 인천가톨릭대는 신학대학 입학생 충원율이 90 이상으로 높지만, 이는 과거에 비해 정원을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이들 대학은 입학정원을 13~14명 정도로 유지하고 있다.
염수정 추기경이 강조한 더욱 완벽한 형태의 교회 고등교육기관 육성을 위해서는 그 바탕이 튼튼해야 한다. 물론 학령인구 감소라는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해법을 찾기 힘든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손을 놓아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한국 교회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