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주간에 만난 사람…안제영 교사의 ‘성경 공부법’
[앵커] “성경을 모르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이다.”
예로니모 성인의 말씀인데요.
‘성서 주간’을 맞아 청년 성서모임 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는 시각장애인 교사를 이정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손으로 만져서 읽고, 귀로도 듣습니다.
빛만 감지하는 정도의 전맹인 안제영 씨가 성경을 읽는 방법입니다.
중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안 씨는 본당에서 창세기부터 마르코 복음까지 공부를 마쳤고, 내년 1월 마르코 연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이 흔히 사용하는 점자정보단말기 '한소네'로 원하는 구절에 커서를 대면 점자가 형성돼 성경을 읽을 수 있습니다.
기계로 성서모임 교재에 필기도 합니다.
교재는 단말기에 넣을 수 있는 형태의 파일로, 안 씨가 복지관에 의뢰해 받은 겁니다.
이전엔 시각장애인용 단말기로 읽을 수 있는 교재 파일이 따로 없었지만, 안 씨의 의뢰로 제작돼 지금은 누구나 요청하면 받을 수 있습니다.
<안제영 오딜로 / 서울 목4동본당>
"일단 저는 공부를 할 때나 독서를 할 때나 지금 일을 하는 어떤 문서를 볼 때 우리가 한글로 된 책을 묵자라고 하거든요. 그 묵자를 시각장애인들이 읽을 수 있는 형식으로 변환을 하는 것이 굉장히 일상적인 과정입니다. 항상 그렇게 해서 어떤 일이나 공부나 이렇게 하고 있고요."
가톨릭 청년 성서모임 연수에도 참여한 바 있는 안 씨는 장애가 연수에 참여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안제영 오딜로 / 서울 목4동본당>
"모든 사람들에게 저와 같은 적극성을 보이라고 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이고, 사람에 따라서 같이 가는 사람이 없을 수도 있는 거고. 근데 그런 개인의 성향이나 주변 환경에 따라서 연수를 누리고, 그 안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하는 이 정도가 달라지면 안 되거든요. 연수생이랑 연락을 해서 필요한 내용을 미리 물어본다든지 최대한 좀 반영할 수 있으면 더 좋고요."
안제영 씨는 본당 청년 성서모임 봉사자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안제영 오딜로 / 서울 목4동본당>
"일단 시작하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요. / 어쨌든 성경을 읽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그 안에 담긴 어떤 내용을 가지고 삶을 나누는 거잖아요. 주변 사람들이랑 '이 사람은 성경에 대해서 이런 것을 중시했구나. 이런 것을 느꼈구나'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이 참 좋았고 행복했다고 생각해서 꼭 해보셨으면 좋겠고요."
성경을 읽으며 마음에 깊이 간직하고 있는 구절은 탈출기 13장 21절과 22절이라고 말합니다.
<안제영 오딜로 / 서울 목4동본당>
"주님께서는 그들이 밤낮으로 행진할 수 있도록 그들 앞에 서서 가시며 낮에는 구름 기둥 속에서 길을 인도하시고, 밤에는 불기둥 속에서 그들을 비추어 주셨다. 낮에는 구름 기둥이 밤에는 불기둥이 백성 앞을 떠나지 않았다."
“성경 읽는 방법은 저마다 다르지만 방향은 같다”는 게 안제영 씨가 강조한 한 마디입니다.
cpbc 이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