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제나 영적 지도자가 영성과 신비 체험을 빙자해 타인을 학대하고 해치는 사례와 관련해 교회가 ‘영적 학대’(spiritual abuse)를 교회법상의 새로운 범죄로 어떻게 분류할 수 있을지를 연구하도록 지시했다.
교황청 신앙교리부는 11월 26일 공지문을 발표하고 교황의 승인에 따라 교회법부 장관 필리포 이안노네 대주교가 신앙교리부와 교회법부에서 추천된 인사들을 중심으로 교회법에서 ‘영적 학대’를 어떻게 정의하고 처벌할 수 있을지를 연구하는 실무팀을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앙교리부는 지난 5월, 초자연적 현상의 식별과 판단에 대한 규정을 발표, “단지 추정된 수준의 초자연적 현상이나 신비적 요소를 다른 사람들을 통제하거나 학대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매우 중대한 범죄로 간주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신앙교리부 웹사이트에 게시된 ‘영적 학대’ 관련 공지는, 이같은 영적 요소의 남용이 성적 학대와 같은 범죄와 동시에 발생할 경우 “가중 처벌 사유로 평가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 공지는 특히 특정 사례를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교황청은 최근 수년 동안 성적 및 신체적 학대로 기소된 여러 성직자와 가톨릭 운동 지도자들 문제를 처리해야 했다. 여기에는 현재 예수회에서 제명된 마르코 루프닉(Father Marko Rupnik) 신부, 페루에 기반을 둔 소달리시움 크리스티아내 비태(Sodalitium Christianae Vitae) 지도자들, 라르슈(LArche) 설립자 장 바니에(Jean Vanier) 등이 포함된다. 이들은 영성이나 ‘거짓 신비주의’를 남용해 학대를 정당화하거나 은폐했다는 비난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