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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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홍택의 중고로운 평화나라] 뛰어나거나 혹은 지나치거나

임홍택 유스토 (「90년생이 온다」 저자, 명지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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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뛰어남’이라고 평가하는 성취와 역량은 개인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사회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개인은 특정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그러한 성과는 사회 전체의 이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러한 뛰어남이 항상 긍정적인 결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이는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철학적·윤리적 논쟁의 중심에 자리 잡아온 문제로, 뛰어남이 지나침으로 변질될 경우 그 경계는 더욱 모호해진다.

뛰어난 성과는 때로 사적 갈등이나 이기주의적 행동을 촉발하기도 한다. 개인의 탁월한 능력이 타인과의 비교 우위를 목적으로 사용될 때, 과도한 경쟁은 공동체의 조화를 깨뜨릴 수 있다. 협력보다는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적 분위기는 신뢰와 연대를 약화시키며, 도덕적 기준을 무시한 지나친 수단은 갈등과 불신을 증대시킨다. 뛰어남이 반드시 공정함과 조화를 담보하지는 않으며, 오히려 과도한 집착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특히 현대 사회는 높은 교육 기회와 투명한 환경 덕분에 권리의식이 크게 확산되었다. 이는 자신과 타인의 경계를 분명히 하고 공정성을 중시하는 사회적 풍조를 형성했다. 권리의식은 개인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며, 정의로운 사회를 이루는 기반이 된다. 그러나 권리 주장이 지나치면 사회 구성원 간의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 뛰어남은 개인의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수 있지만, 지나친 경쟁과 비교는 공동체 균형을 해칠 우려가 있다. 또 뛰어난 성과를 위해 공정성을 무시하거나 윤리적 기준을 저버린다면, 이는 결국 정의와 상반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뛰어남이란 단순히 목표를 이루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사회적 공감과 협력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현대인은 합리적 선택을 통해 삶을 개선하려 노력하지만, 이러한 선택이 항상 윤리적인 것은 아니다. 합리적이라는 미명 하에 개인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아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는 경우가 있다.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한 선택이 이기주의로 변질되면, 공동체 내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불화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최근 특정 대학에서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며 발생한 폭력적 시위는 뛰어남과 지나침의 경계를 보여주는 전형적 사례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표현하기 위해 과격한 행동을 선택했고, 이는 오히려 공감보다는 비난과 불신을 초래했다. 폭력적 방식의 주장은 현대 사회에서 용납되기 어렵다. 과거 군사독재 시절에는 제한된 소통 채널로 인해 폭력이 사용되기도 했지만, 오늘날의 투명하고 개방적인 사회에서는 대화와 타협이 갈등 해결의 핵심이다. 폭력적 행동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오히려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이는 과거와 현재의 갈등 해결 방식이 얼마나 변화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갈등 해결을 위해서는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각 개인이나 집단이 주장하는 정의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중재와 타협의 자세를 갖춰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사회 구성원들 간의 신뢰와 협력을 강화하며, 궁극적으로 공정하고 평화로운 사회를 구축하는 데 기여한다. 대립과 반목의 상황에서는 대화와 타협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사회적으로도 뛰어남과 지나침 사이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고 이를 넘어서는 행동을 경계해야 한다. 사회적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는 지속 가능한 발전과 조화로운 사회 환경을 조성하는 데 필수적이다. 개인과 공동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중간선을 찾으려는 노력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안정과 발전을 위한 대전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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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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