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은 12월 7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새 추기경 21명에 대한 서임식을 주례하고 “겸손과 경이로움, 기쁨으로 예수님의 길을 함께 걸으라”고 권고했다.
교황은 이날 서임식에서 붉은색의 추기경 모자인 비레타(Biretta)를 받은 주교들에게 예수 그리스도가 예루살렘으로 가신 것이 세속적인 영광이 아니라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여정이었듯이, 주님을 삶의 중심에 두고 공동체와의 일치를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서임식에서는 2명의 새 추기경이 전통적인 주홍색 추기경 복장 대신 자신들의 간소한 흰색 수도복을 입어 눈길을 끌었다. 도미니코회 소속인 알제리 알지에르스대교구장 장-폴 베스코(62) 대주교와 영국의 티모시 레드클리프(79) 신부는 교황의 특별 허가를 받아 추기경 복장이 아닌 흰색 수도복을 입기로 했다.
이러한 선택은 교황이 새 추기경들에게 간소하고 겸손한 삶을 당부한 데 대한 응답으로, 교황은 이번 추기경 회의에서도 재차 이를 강조했다. 교황은 “여러분은 외모와 권력에 집착하는 사회 속에서 빛나는 표지가 돼야 한다”며 “우리 마음은 명예와 권력의 유혹에 이끌려 예수의 길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주님께서는 서로 다른 배경과 문화를 가진 여러분을 통해 교회의 보편성을 바라보고 계신다”며 “형제애와 친교의 장인, 일치의 건설자가 되기를 주님께서 요청하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교황의 턱과 목에는 커다란 멍이 보였다. 교황청은 교황이 12월 6일 침대 옆 탁자에 턱을 부딪혀 다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지난 10월 6일 21명의 새 추기경을 임명했다. 이번 임명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 선출권을 지닌 80세 미만의 추기경 140명 중 110명을 직접 임명했다. 24명은 베네딕토 16세 교황, 6명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임명했다.
이날 서임식은 프란치스코 교황 재위 12년 동안 10번째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30년의 재위 기간 중 9번의 서임식을 열었다. 이처럼 서임식이 자주 열린 것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더 보편적인 교회를 반영하기 위해 추기경단을 재구성하려고 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936년 12월 17일 태어나 만 88세 생일을 코앞에 두고 있다. 몇 가지 건강상의 어려움과 휠체어 사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긴 하지만 교회 역사상 가장 고령에 속하기 때문에 현재 추기경단 구성은 새 교황 선출과 관련해 많은 관심의 대상이다.
현재 교황 선출권을 지닌 80세 미만 추기경의 약 80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명했음을 염두에 둘 때, 새 교황 선출시 교회 쇄신과 변방에 대한 사목적 관심을 강조하는 그의 사목과 교회 통치 방향이 크게 고려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