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11월 25일 가난한 이들과 병자들을 위한 자선 사업에 헌신한 이탈리아 평신도 피에르 조르지오 프라사티(1901~1925)의 시성을 승인했다.
교황은 또 신앙에 대한 증오로 살해된 베트남 교회의 프란시스 자비에르 트루옹 부디엡(1897~1946) 신부와 15세기 마드리드 십자가의 성 마리아 수녀원 원장이자 신비주의자·설교자였던 후아나 데 라 크루즈(1481~1534) 수녀, 부패에 맞서다 순교한 콩고민주공화국 평신도 플로리베르트 브와나 추이 빈 코시티(1981~2007)의 시복을 승인했다.
교황청 시성부(장관 마르첼로 세메라로 추기경)는 “교황이 이날 이들의 시복시성과 복자 마리아 트론카티(1883~1969) 수녀의 전구를 통한 기적을 승인한 내용을 포함한 교령의 반포 권한을 세메라로 추기경에게 부여했다”고 밝혔다.
성인품에 오르게 될 프라사티는 1901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태어나 예수회 학교에서 공부했고, 가난한 이들을 돕는 평신도 단체 활동에 투신하던 중 1925년 소아마비로 선종했다. 부디엡 신부는 제2차 세계대전 종료 직후 내전으로 혼란한 상황 속에서도 성당을 지키다 1946년 순교했다. 콩고민주공화국의 플로리베르트는 관세청 직원으로 일하던 중 식량 수입을 두고 벌어진 갈등 속에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박해받아 순교한 것으로 인정돼 복자품에 오르게 됐다.
1481년 스페인에서 태어나 1497년 종신서원하며 수도생활을 시작한 후아나 수녀는 생전 환시를 통해 그리스도의 십자가 상처와 비슷한 성흔을 받았으며 ‘설교의 은사’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후아나 수녀에 대한 시복은 1534년 선종 직후부터 진행돼왔으나, 관련 원본 문서 분실로 중단됐다가 1977년 문서를 발견해 시복 절차가 이뤄졌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