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의원들이 성별에 관한 용어가 법률에서 사용될 때 생물학적으로 타고난 성만을 의미하도록 정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여성이지만 스스로를 남성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나 그 반대의 경우, 심지어는 자신이 남성도 여성도 아닌 제3의 성을 가지고 있다고 여기는 이들을 존중한다는 명분으로 법을 확대 해석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산부인과 의사 출신 로저 마샬 연방 상원의원이 대표 발의한 ‘2024년 남성과 여성 정의법’은 공무원과 법원 등이 행정 업무를 볼 때 성별을 생물학적으로 타고난 성이 아닌 주관적으로 식별하는 것을 방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미국 보건복지부(HHS)는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개혁법(Affordable Care Act)에 명시된 성 차별 금지 조항을 ‘성 정체성’에 따라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의료인과 보험사는 성전환을 원하는 성인과 미성년자 모두에게 관련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원해야 한다. 또 ‘성 차별’ 개념에 성 정체성에 따른 모든 차별을 포함했다. 공적 지원을 받는 기관의 경우 성전환한 남성이 여성 탈의실·기숙사를 이용하거나 여성이 출전하는 운동 경기에 참여하는 상황 등을 제재할 수 없게 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여러 법원의 판단으로 시행에 이르진 못했다.
미국 교회 주교들은 2022년 행정부의 이 같은 시도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올해 ‘미국의 종교 자유 현황 보고서’에서도 종교 자유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지정했다. 가톨릭교회는 여성과 남성으로만 성별을 구분하고 있다. 주관적으로 자신의 성을 재해석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
마샬 의원은 성명을 통해 “우리에게는 남성과 여성이라는 두 가지 성별만 있다고 알려주는 법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상상도 못 했다”면서 “5000명 이상의 아기 출산을 도운 의사로서 아이들의 성별을 정치화해 진보적 의제에 이용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며 매우 위험하다고 확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바이든 행정부가 우리 아이들에게 잘못된 성 관념을 주입하는 데 맞설 수 있는 방법은 감정이 아닌 과학에 근거해 성에 대한 정의를 법제화하는 것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