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조정훈 안토니오 신부)는 12월 12일 남동5·18기념성당에서 850여 명의 신자가 참례한 가운데 교구장 옥현진(시몬) 대주교가 주례한 ‘대한민국의 올바른 정의와 평화를 위한 시국미사’를 봉헌하고 5·18민주광장까지 행진했다.
옥 대주교는 미사 전 “이번 사태로 45년간의 평화가 깨졌다”면서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는 걸 다시금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가톨릭대학교 총장 김정용(베드로) 신부는 이날 미사 강론에서 “대한민국에서 그 누구라도 국민을 향해 총구를 겨누는 건 꿈도 꾸지 말아야 함을 우리는 똑똑히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정훈 신부는 성명서를 통해 “1980년 5·18민주화운동을 경험한 광주 시민에게 계엄군과 비상계엄이라는 단어는 지우고 싶은 공포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며 “국가수사본부는 윤석열과 동조자의 내란죄를 신속히 수사하고, 국회는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킬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제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담당 현성훈 토마스아퀴나스 신부, 이하 정평위)도 중앙주교좌성당에서 교구장 문창우(비오) 주교의 주례로 ‘윤석열 탄핵과 대한민국의 정의와 평화를 위한 시국미사’를 봉헌했다. 제주교구 정평위가 시국미사를 봉헌한 것은 2016년 11월 이후 8년 만이다. 미사에는 사제·수도자 60여 명과 신자 등 수백 명이 참례했다.
문창우 주교는 “비상계엄으로 인한 혼란과 갈등 속에서 국민은 점점 분노하고 있으며 왜 이렇게 나라가 망가져 가는지를 안타까워하고 있다”며 “국민이 맞이한 아픔과 상처가 너무 큰 데다 우리 국민, 민족이 나아가야 할 길이 어디인가를 주님께 부르짖으며 묻고 있는 현실에서 대통령이 참되고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