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회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주교회의는 성명을 내고 “누구도 법 앞에 평등하다는 민주주의가 지켜지는 나라, 누구도 민주적인 절차를 저버리고 자신의 주장을 강요할 수 없다는 원칙이 지켜지는 나라를 이루기 위하여 한국 천주교회도 언제나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교회의는 이날 의장 이용훈 주교 명의의 성명을 내고 “대통령을 지지하든 그러지 않든 간에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탄핵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매우 유감스럽다”면서 “그럼에도 더 중요한 것은 직무수행 과정에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그 누구라도 직무에서 물러나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의 정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는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음은 전문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대한 한국 천주교회의 입장
지난 일주일간 우리 국민은 많은 일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그러하였듯이 국민들은 민주적이고 절제된 행동으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국회의 정의로운 결정을 촉구하며 기다려 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국회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가결하였습니다.
이미 우리나라는 탄핵으로 대통령의 임기 중 파면을 한 차례 경험하였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였지만, 역사는 또다시 반복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을 지지하든 그러지 않든 간에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탄핵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헌법과 법에 명시된 책임과 권한에 따라 대통령이 자신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일입니다. 직무수행 과정에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그 누구라도 직무에서 물러나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의 정의입니다.
다시 한번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는 사태가 이렇게까지 진행된 것에 대하여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합니다. 또, 국회는 직무가 정지된 대통령을 대신해서 행정부와 함께 국가의 안정을 위하여 노력해야 합니다.
정파적인 갈등을 떠나 국가와 국민의 안녕을 위하여 서로 머리를 맞대야 할 때입니다.
이제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안 심리가 남았습니다. 중차대한 이 사안을 헌법재판소가 신속히 판단함으로써 정국이 제자리를 잡고 국민 생활이 하루 빨리 안정되기를 한국 천주교회는 간절히 바랍니다.
누구도 법 앞에 평등하다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가 지켜지는 나라, 누구도 민주적인 절차를 저버리고 자신의 주장을 강요할 수 없다는 원칙이 지켜지는 나라를 이루기 위하여 한국 천주교회도 언제나 끝까지 함께할 것입니다.
2024년 12월 14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 용 훈 주교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