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랑받는 시인이자 수도자인 이해인 수녀가 올해로 수도 생활 60주년을 맞았습니다.
이해인 수녀의 시를 가곡과 함께 만나보는 특별한 '가을편지 콘서트'가 열렸습니다.
전은지 기자입니다.
[기자] 피아노 선율에 맞춰 이해인 수녀의 시가 공연장을 가득 채웁니다.
올해로 수도생활 60주년을 맞은 이해인 수녀가 '가을편지'를 띄웠습니다.
그간 써온 연작 시 18편에 박경규 작곡가가 멜로디를 입힌 연가곡집 전곡을 선보인 콘서트.
이번 공연엔 소프라노 강혜정, 바리톤 송기창·김성길, 피아니스트 이성하 등이 함께했습니다.
시가 살아있는 공연으로 만들어진 이번 콘서트는 이해인 수녀에게도 매우 특별합니다.
<이해인 수녀 /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
"제가 가을편지에 대한 시를 100편 가까이 썼고, 아주 오래전에 인연이 닿아서 박경규라는 작곡가가 18곡에 노래를 만들었기 때문에 제가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 언젠가는 이것이 악보 속에 잠자지 않고, 노래로 불리는 걸 공유하면 좋겠다…"
이해인 수녀는 1964년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에 입회했습니다.
지난 60년간의 수도생활은 어떤 의미로 남았을까.
이해인 수녀는 동기 수도자들과 함께 자연을 보며 예찬했던 시간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합니다.
<이해인 수녀 /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
"옛날에는 소임을 열심히 평일에 하다가 매주 목요일에는 의무적으로 산보를 가야 했었어요. 산이나 들이나 건강을 위해서. 그때가 굉장히 기억에 남는다고 해야 할까. 바다에도 가고 산에도 가고, 가끔 도시락도 싸가서 함께 하는 시간을. 기도하는 시간도 좋지만 함께 놀았던. 인간적으로 자연을 보면서 예찬했던 시간들이 기억에 남아요."
이해인 수녀는 첫 시집 「민들레 영토」를 출간한 후, 시집과 산문집, 그림책 등 50여 권의 저서를 펴냈습니다.
오랜 시간 아름다운 글로 세상에 위로와 희망을 전해 온 이해인 수녀.
이해인 수녀는 명랑하게 사는 기쁨의 의미를 전했습니다.
<이해인 수녀 /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
"제가 생각하는 명랑함은 철없이 앉아서 하하 그러는 게 아니라 발견하는 기쁨이에요. 내가 힘들더라도 살아있다는 걸 기뻐하는 영성. 거기서 빚어지는 명랑함이라고 할까. 인생을 긍정하는 마음…"
이해인 수녀는 이번 '가을편지 콘서트'에서 60년 수도생활 이야기는 물론, 관객들과 직접 대화를 나눴습니다.
특집 이해인 수녀의 '가을편지 콘서트'는 오는 25일 저녁 7시 CPBC TV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CPBC 전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