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025년 희년을 맞아 로마를 순례하는 이탈리아 성소수자 단체가 바티칸에서 행사를 개최한다.
이탈리아 안사 통신과 미국 가톨릭통신(CNA)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성소수자 단체 ‘라 텐다 디 지오나타(요나단의 천막)’는 회원들에게 “내년 9월 6일 오후 3시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개최될 행사에 참여해달라”고 초대했다. 단체는 회원들에게 로마 예수회 성당에서 이탈리아 주교회의 부의장 프란체스코 사비노 주교의 주례로 미사를 봉헌하고 예수회 주관 기도에도 함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바티칸 공식 행사 일정에도 이같은 계획이 기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지난 14일 이탈리아 일간지 일 메사게로는 바티칸 공식 일정에 해당 내용과 안내 링크가 사라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교황청의 거부가 아닌 기술적 문제에 따른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행사 계획은 이탈리아 내 예수회와 주교회의 논의 후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5 희년’ 기획자 리노 피시첼라 대주교와 이탈리아 주교회의 의장 마테오 주피 추기경 등 고위 인사도 행사를 승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바티칸 측은 공식 승인은 아니라고 일축했다.
아그네세 팔무치 2025 희년 대변인은 CNA에 “이 단체가 순례객 맞이 행사를 기획했기에 일반적 순례객 행사로만 공식 일정에 포함했을 뿐”이라며 “바티칸에서 공식적으로 조직하거나 후원하는 행사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성소수자 단체들은 환대하는 분위기다. 성소수자 웹사이트 에디터 프랜시스 드베르나르도씨는 “이번 행사는 작은 걸음일 수 있지만 큰 변화를 일으킬 시작점”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