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8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한 주일 삼종기도 후 연설을 통해 폭력으로 고통받고 있는 국가들을 위한 기도를 요청하면서 성탄절 전 세계 모든 전장의 휴전을 촉구했다.
교황은 거듭된 전쟁으로 민간인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이스라엘·레바논·시리아·미얀마·수단 등을 일일이 언급하며 “전쟁과 폭력으로 신음하는 모든 지역의 평화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이어 무력 충돌이 이뤄지고 있는 모든 국가에 휴전을 호소하며 “각국 지도자와 국제사회 모두 주님 성탄 대축일까지 모든 전쟁과 무력 충돌이 멈춰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교황은 정치적 이유로 가톨릭교회를 박해하는 니카라과에 대해 “대화를 바탕으로 평화와 형제애를 되찾을 방법을 찾아보자”고 권유했다. 교황은 “니카라과 교회와 국민을 위한 기도에 함께해주길 청한다”며 “니카라과 그리스도인들은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성모님을 어머니요 수호성인으로 모시며 축일을 지내고, 믿음과 희망의 간절한 부르짖음을 그분께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천상 어머니께서 어려움과 불확실성 속에 있는 그들을 위로해주시고, 모든 이의 마음을 열어 주시길 청한다”며 “서로 존중하는 건설적인 대화를 통해 나라 안에 평화와 형제애·화합을 이루는 길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고 기도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1000여 일이 지난 지금까지 소모전이 이어지고 있다. 또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촉발된 중동의 혼란 속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만 4만 명 넘게 목숨을 잃었다. 미얀마에서는 2021년 2월 군부 정권 쿠데타 이후 내전이 이어지고 있고, 수단에서는 2023년 4월 정부군과 반군 간 전쟁으로 현재까지 6만 명이 생명을 잃고 수백만 명이 고향을 잃은 채 난민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