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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칼럼] 새 추기경들과 나이든 교황, 다가올 콘클라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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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7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88세 생일을 맞았다. 기록 방식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역대 교황 중 다섯 번째 혹은 여섯 번째 고령의 교황이다. 


전설에 따르면, 가장 나이가 많은 교황은 성 아가토 교황이다. 시칠리아 출신의 베네딕도회 은수자였던 그는 7세기 말 로마 주교로 선종할 당시 104세(혹은 어떤 기록에 따르면 107세)였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성 아가토 교황의 재임 기간은 매우 짧았다. 그는 99세에 추기경이 되었고, 교황으로 선출되었을 나이가 이미 101세였다. 


14세기가 지난 지금, 또 다른 99세의 성직자가 추기경이 됐다. 전 교황대사였던 안젤로 아체르비 추기경으로, 12월 7일 21명의 새로운 추기경과 함께 서임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의도적으로 교회를 뒤흔들고 새로운 도전 과제를 제시하며, 여러 수준에서 대대적인 개혁을 추진해 왔다. 이는 유럽에서 아프리카와 아시아로 교회의 중심이 급격히 이동하는 상황을 무기력하게 바라보는 피로한 교회를 일깨우기 위해서였다. 또한 교회의 자기 보존이나 자기 몰입에 빠지기 쉬운 태도를 뒤흔들기 위함이기도 했다.


이번 추기경 서임은 프란치스코 교황 재임 기간 열 번째다. 새로 임명된 80세 미만 추기경 20명에 포함된 인물들은 다양한 재능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17명은 70세 미만이며, 그중 13명은 65세 이하, 7명은 60세 미만이다. 프란시스 레오 추기경(53, 캐나다 토론토대교구장), 발다사레 레이나 추기경(54, 로마대리구장), 로베르토 레폴레 추기경(57, 이탈리아 토리노대교구장)과 같은 젊은 추기경들은 앞으로 수십 년간 교회 활동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교황은 이들이 교회의 삶에 시노달리타스를 필수 요소로 정착시키기 위한 주요 인물로 활약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두 명의 말씀의 선교 수도회 출신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바로 일본 도쿄대교구장이자 국제 카리타스 의장인 기쿠치 이사오 추기경(66)과 다양한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세르비아 베오그라드대교구장 네메트 라디슬라브 추기경(68)이다. 


하지만 이 ‘젊은’ 그룹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인물은 79세의 티모시 래드클리프 추기경이다. 그는 영국 출신의 신학자, 저술가, 연설가로 도미니코 수도회 총장이기도 했다. 최근 두 차례 열린 시노드 본회의의 주요 영적 지도자이자 설교자로 활동했다.


이 시노드 본회의에서는 시노달리타스를 교회의 삶, 증언, 의사 결정의 본질적인 구성 요소로 만드는 방안을 논의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래드클리프 추기경 임명으로 교황은 차기 로마 주교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 전 이 도미니코회 신학자의 목소리가 들리도록 보장한 셈이다.


그렇다면 콘클라베는 언제 열릴까? 아마 프란치스코 교황 본인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정확히 알 수 없다. 첫 번째 신대륙 출신 교황은 여전히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점점 더 체력이 약해지는 징후를 보인다. 호흡이 가빠지고 목소리가 약해지는 경우가 더 자주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프란치스코 교황은 계속해서 임무를 수행하려는 의지를 보인다. 교황은 88번째 생일 전에 추기경을 서임했을 뿐만 아니라 코르시카섬 사목방문도 했다. 교황은 크리스마스이브에 교회의 새로운 희년을 공식적으로 선포한다. 그리고 3월 13일에는 로마의 주교로 선출된 지 12주년을 맞게 된다.


해외 사목방문 일정 중 하나는 거의 확정적이다. 교황은 5월 콘스탄티노폴리스 세계총대주교와 함께 니케아공의회 17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튀르키예를 방문한다.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는 이 행사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다시금 ‘교황이 사임할 가능성은?’이라는 질문이 제기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임한다면, 교황직 사임은 6세기나 8세기에 한 번 일어나는 일이 아닌 일상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또한 이는 교황직의 신화를 더욱 해체하며, 추기경들로 하여금 차기 교황으로 젊은 인물을 선택하게 할 것이다. 교황직을 죽을 때까지 고수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직에서 물러나지 않고 선종한다면, 2013년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사임은 여전히 예외적인 사건으로 남게 될 것이다.


흥미롭게도 스스로 교황직에서 물러난 마지막 교황은 1294년의 첼레스티노 5세 교황이 아니라 1415년의 그레고리오 12세 교황이었다. 그레고레오 12세 교황은 서방교회의 분열을 종식시키기 위해 사임했다. 내년 7월 4일은 그레고리오 12세 교황의 사임 610주년이 되는 날이다. 재미있게도 그는 88세였다.



글 _ 로버트 미켄스
‘라 크루아 인터내셔널’(La Croix International) 편집장이며, 1986년부터 로마에 거주하고 있다. 교황청립 그레고리오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했고, 11년 동안 바티칸라디오에서 근무했다. 런던 소재 가톨릭 주간지 ‘더 태블릿’에서도 10년간 일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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