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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중증 장애 아동들의 25년 보금자리 ‘천복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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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는 한국 사도생활단이 25년간 지켜온 중증 장애 아동들의 보금자리가 있다. 성 황석두 루카 외방 선교회가 2001년 8월 호치민시 구찌현에 세운, 중증 장애아동 장기수용시설 ‘천복의 집’(담당 유 안나 수녀)이다.


천복의 집은 아시아 선교와 생명 보호 영성을 따르는 사도생활단 선교 방향에 따라 지어졌다. 베트남 전쟁 당시 고엽제로 인해 중증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는 아동이 많기에, 종교와 민족을 뛰어넘어 아이들의 아픔에 보상해 주어야 한다는 정신이었다. 지금도 한국인 수녀 2명과 베트남인 수녀 10명, 직원들이 영아부터 20대까지 이르는 중증 장애인 40명을 돌보고 있다. 그중에는 아기 때부터 돌보아 어른이 된 장애인도 있다.


입소한 장애인은 대부분이 언어장애를 앓고 기저귀를 착용하고 누워서 생활할 만큼 무거운 장애로 고통받는다. 3살 이하의 지능을 가진 지체장애인과 뇌성마비 장애인도 많다. 대부분 고아일뿐더러 부모가 있어도 가난해 양육할 수 없어 버림받았다. 5년 전에는 아내를 사별한 남편이 생활고에 쫓겨 4명의 장애인 자녀를 이곳에 맡기고 떠났다.


그런 아이들을 수녀들은 사랑으로 섬긴다. 아이들을 매일 목욕시키고, 식도가 약하고 음식을 씹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끼니마다 채소와 고기 등을 갈아 미음을 만들어 먹인다. 누워만 있을 수밖에 없는 아이들이 변비에 걸리지 않도록, 떠먹는 요구르트 등 유제품과 과일 주스 등 간식도 꼭 챙겨 준다.


“베트남 사람들도 불쌍한 사람에 대해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있어요. 그저 가난해서, 장애인들을 돌보는 시설을 선뜻 열지 못할 뿐이죠.”



담당 유 안나 수녀는 “선진국처럼 전문적 장애인 복지 시스템이나 인력을 갖추지 못한 이곳에서, 우리가 돌보지 않으면 버려져 죽게 되는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언어장애 때문에 아픔을 표현조차 할 수 없는 아이들을 면밀히 관찰하고, 마사지 해주고 밥을 먹여준다. 조금이라도 덜 아프도록, 혹시 열이 있는지 기침하는지 항시 살핀다. 아이들이 무엇보다 절실히 찾는 것, 사랑받음의 기억을 생전에 꼭 남겨주기 위해서다.


“아이들이 예상 수명보다 오래 살고 떠나더라도 사실 가슴이 무척 미어져요. 평생 써보지 못한 앙상한 팔과 다리… 고통받은 예수님 몸과 다를 게 없죠. ‘사느라고 너무너무 애썼어, 이제 천국에서 마음껏 웃고 뛰어놀렴’이라고 기도하지만, 그동안 떠나보낸 아이들이 정말 많이 생각나요.”


그 간절한 마음만큼 천복의 집 수녀들은 도움을 기다린다. 베트남은 의료비, 약값, 생필품이 비싸 만성적으로 운영난을 겪는다. 아이들이 병원에 입원할 때는 부르는 구급차 비용도 많이 든다. 아이들이 늘 차야 하는 기저귀 값 지출도 상당하다. 그나마 한국본원에서 사과를 키워 판 돈과 일부 은인들의 지원으로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다.


유 수녀는 “한국교회도 외국 선교사들에게 도움받았듯 우리도 다른 나라에 사랑을 갚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생명, 한 영혼이라도 살리기 위한 우리의 헌신에 한마음이 되어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 후원 계좌: 농협 355-0014-7899-33 예금주 (재)성황석두루카외방선교회


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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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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