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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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와 함께하는 착한목자수녀회 ''그린도어''

도움 필요한 이주노동자 찾아 희망의 빛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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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목자수녀회 권영주(오른쪽) 수녀와 박순자(왼쪽) 수녀가 12월 21일 뽄띱씨의 집에서 태국인 노동자의 혈압을 측정한 후 함께 손을 잡으며 그의 건강을 기도하고 있다.


“수첩은 꾸준히 쓰고 있어요? 꺼내와 봐요.”

 

12월 21일 태국인 농촌 이주노동자 뽄띱(가명)씨의 ‘비닐하우스 집’. 그의 집을 찾은 착한목자수녀회 권영주 수녀는 숙제 검사하듯 먼저 ‘수첩’을 찾았다. 고혈압·당뇨 위험군 환자인 그가 건강 관리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뽄띱씨는 걱정 어린 수녀의 말에 기다렸다는 듯 수첩을 건넸다. 거기엔 주기별로 기록한 혈압·혈당 메모가 빼곡했다.

 

“이 정도면 잘했네요. 우리 룽(가명)씨도 같이 혈압 측정해 볼까요?”

 

예상치 못한 수녀의 말에 뽄띱씨 곁에 있던 태국인 동료 룽씨도 화들짝 놀랐다. ‘깜짝 숙제 검사’에 당황하면서도 룽씨는 주섬주섬 소매를 걷어붙이고 수녀에게 팔을 내줬다. 착한목자수녀회가 펼치는 이주노동자 방문 사도직 ‘그린도어(Green Door)’의 현장에서 수녀와 이주민들이 나눈 대화다.

 

국내 이주노동자 100만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그들이 마주한 상황은 여전히 어렵다. 곳곳에서 힘든 일을 하며 살아가는 이들을 바라보는 차별과 불합리한 시선도 여전하다. 이들에게 착한목자수녀회 수녀들이 희망의 등불이 돼주고 있다. 2017년부터 ‘한 사람은 온 세상보다 더 소중하다’는 지향을 따라 농촌 이주노동자를 위해 초록빛 희망을 선사하는 ‘그린도어’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착한목자수녀회 권영주(왼쪽) 수녀가 12월 21일 태국인 농촌 이주노동자의 집을 방문한 자리에서 인근에서 찾아온 다른 이주노동자에게 겨우내 덮을 새 이불과 간식을 건내주고 있다.

 

사도직의 핵심은 ‘방문’과 ‘만남’. 농촌 이주노동자들은 넓은 지역에 퍼져 사는 데다, 대부분 도움 없이 고립된 채 지낸다. 수녀들은 직접 찾아가 그들의 손과 발, 귀와 입이 돼주고 있다. 병원을 가야 할 땐 운전하며 동행해주고, 일터에서 불합리한 일을 겪고 조언이 필요할 땐 그들의 법률 대리인도 되며 함께한다.

 

그린도어 사도직 활동에 임하고 있는 수녀는 2명. 권영주 수녀는 2년여 전부터, 박순자 수녀는 지난해 초 소임을 받아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기도할 때이든 한밤 중이든 언제 이들에게서 연락 올지 알 수 없지만, 두 수녀는 24시간 행복한 비상 대기를 하며 새해에도 곳곳에 숨은 이주노동자들에게 희망과 예수님 사랑을 전하고 있다.

 

권 수녀는 “예수님께서는 기적을 베푸시기 전에 항상 손을 먼저 내미셨다”며 “우리 스스로 기적을 일으키기 위한 주님의 손이 되었다는 마음으로 우리나라를 찾은 이웃을 위해 계속 문을 두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후원계좌: 농협 351-1021-4509-13
예금주: (재)착한목자수녀회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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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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