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아 핫세가 12월 27일 73세를 일기로 영면에 들었다. 그런데 ‘세기의 미녀’였던 그가 가톨릭 신자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별세 소식과 함께 고인이 교회 속 인물로 분해 열연했던 영화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1951년 아르헨티나 태생인 고인은 아역배우로 활약하다 1968년 개봉한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 역을 맡으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생전 그는 여러 편의 가톨릭을 소재로 한 영화에 출연했는데, 그리스도교 신앙을 가진 가정에서 자란 것이 촉매제가 됐다. 특히 그는 아역배우 시절부터 수녀 연기를 펼쳤다. 핫세는 “부모님 두 분 다 가톨릭 신앙을 갖고 계셨고, 집안의 제단에는 항상 촛불이 켜져 있었다”며 “어머니는 신심이 굉장히 깊으셨고 그 신앙이 내게도 영향을 끼쳤다”고 밝힌 바 있다.
성모님 연기하며 큰 울림 느껴
핫세는 1977년 TV 미니시리즈 ‘나자렛 예수’의 성모 마리아 역과 2005년 개봉한 ‘마더 데레사’에서 주인공 데레사 수녀를 열연한 것이 잘 알려져 있다.
고인은 생전 성모님을 연기하며 마음에 굉장한 울림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4년 교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특히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매달리신 장면에서 연기할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매우 심오한 경험이었고,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우리 죄를 위해 돌아가신 것을 깊이 있게 깨닫고 연기하는 것은 감당하기 매우 힘든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마더 데레사 수녀로 분한 것과 관련해서는 “매일 기도를 바쳤고 가톨릭 신앙과 데레사 수녀를 알고자 밤낮을 지새우며 공부했다”며 “영화 세트장이 후덥지근해 매우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데레사 수녀의 고행과 극복을 생각하며 고통을 이겨냈다”고 밝혔다. 이때 인연으로 핫세는 2003년 데레사 수녀(2016년 시성)의 시복식에도 참석한 바 있다. 그는 당시를 “인생을 통틀어 가장 꿈 같은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핫세는 시복식 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을 접견했다. 당시 교황은 ‘나자렛 예수’를 가장 좋아하는 영화라고 내비쳤다. 핫세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을 “굉장한 사람”이라며 “정말로 교황님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하느님 품 안에 있음 매일 체험
핫세는 대체로 연기에 관해 언급했을 뿐 공식적으로 자신이 가톨릭 신자임을 크게 밝힌 적은 없다. 그럼에도 항상 신앙 안에서 살아왔다고 증언했다. 핫세는 “항상 하느님 품 안에 있다고 느낀다”면서 “매일 하느님께 ‘제가 어디에 있든, 무슨 일이 일어나든 당신의 뜻대로 이루어지소서’라고 기도드린다”고 밝혔었다.
“친구들이 제 집에 방문할 때마다 교회 같다고 할 만큼 영적인 것들을 좋아해요. 매일 제 삶을 주님께 바치고 있어요. 다른 어느 것보다 하느님을 사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나머지는 다 해결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