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퇴임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최고 권위의 훈장을 받게 됐다.
바티칸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11일 “바이든 대통령이 교황과 전화 통화를 하고 교황에게 ‘최우수 대통령 자유의 메달(the Presidential Medal of Freedom with Distinction)’ 수상자로 선정됐음을 전했다”고 밝혔다.
1963년 제정된 자유의 메달은 미국의 번영과 가치, 안보 세계 평화, 문화, 과학, 스포츠, 기타 중요한 사회·공공·민간 활동에 이바지한 이에게 미국 대통령이 주는 최고 권위의 훈장이다. 특히 ‘최우수(Distinction)’ 등급은 ‘일반’ 자유의 메달보다 더 높다. 바이든 대통령이 최우수 대통령 자유의 메달을 수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현직 교황으로서 미 대통령으로부터 자유의 메달을 받은 것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이후 프란치스코 교황이 두 번째다.
백악관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자유의 메달 수상자로 선정한 것에 대해 “교황은 예수회 수도자 시절부터 지금까지 가난한 이들을 섬기는 사명을 끊임없이 수행해 왔으며 평화를 위해 싸우고 지구를 보호하라는 호소를 전 인류를 향해 지속해서 전해왔다”며 “그는 포용력 있는 지도자로서 다양한 신앙을 가진 이들에게 다가가고 있고, 남반구 출신 첫 교황으로서 이전 교황들과는 다른 위치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교황은 ‘민중의 교황’”이라며 “교황은 전 세계를 밝게 비추는 믿음·희망·사랑의 빛이 돼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 계정을 통해 “교황님은 평소 말과 행동을 통해 겸손함과 사랑을 실천해 오신 분”이라며 “교황님께 자유의 메달을 수여하게 된 것은 영광”이라고 말했다.
훈장은 미국 주재 교황대사 크리스토프 피에르 대주교가 대신 받았다. 앞서 미 정부는 바이든 대통령 퇴임 전 직접 교황을 알현해 훈장을 전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바티칸 방문 계획을 취소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