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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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로 인한 물가 상승… 무료급식소 직격

농수산물과 식재료 값 급등으로제공 식사의 질 유지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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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노인이 눈보라를 뚫고 무료급식소 ‘명동밥집’으로 걸어가고 있다.

 


‘기후플레이션’이 나눔을 펼치는 무료급식소까지 덮쳤다.

기후플레이션은 기후위기에 따라 농수산물 가격이 폭등하는 현상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시설까지 각박하게 하고 있다. 특히 후원금으로 음식 제공과 자재비를 충당하는 무료급식소들의 사정이 더욱 팍팍해지고 있어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무료급식소 관계자들은 “기후플레이션발 농수산물과 식재료값 상승으로 급식소 운영의 어려움이 더욱 현실화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일 평균 120여 명의 끼니를 책임지는 서울 송파구의 하상바오로의집 시설장 김라우라 수녀는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1인분당 재료비가 2000원가량이었지만, 지금은 최소 3000~3500원”이라며 “양념값은 10배가량 오른 것도 있다”고 말했다. 김 수녀는 “배추나 무값이 올라 김치를 직접 담갔더라면 재료비가 더 많이 들었을 것”이라며 “우리는 가락농수산물시장 내에 자리하고 있어 상인들이 채소 등을 기부해 사정이 그나마 나은 편”이라고 전했다.
 

 

20일 서울 영등포구 무료급식소 토마스의 집의 점심 메뉴. 쇠고기미역국과 제육볶음 등이 이날 메뉴였다.


서울 영등포 쪽방촌에서 무료급식을 해오고 있는 토마스의 집 관계자는 “김 한 톳 가격이 1년도 안 돼 4500원에서 1만 3500원으로 3배나 올랐다”며 심각한 상황을 호소했다. 그는 “채솟값이 많이 올라 때마다 해오던 김장을 올해는 하지 못했고 후원받은 김치로 겨우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김치찌개 1인분을 3000원에 판매해 호응을 얻고 있는 청년문간을 운영하는 청년문간사회적협동조합 이성우 사무국장은 “물가가 오르더라도 저희가 제공하는 식사의 질을 유지해야 한다”면서도 “가격 폭등 탓에 한끼 식사의 질과 나눔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가 무척 버거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물가 인상에 따른 어려움은 데이터에서도 드러난다. 한국은행은 보고서에서 일시적으로 기온이 1도 상승하면 농작물 가격은 0.4~0.5포인트,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는 0.07포인트 상승한다고 발표했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 KAMIS에 따르면, 월동 배추 가격은 올해 5045원으로 2023년 1분기 3171원에 비해 약 1.6배로 올랐다. 무 가격도 2023년 1분기 1923원에서 올해 1분기 3246원으로 상승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물가 상승이 고스란히 나눔을 베푸는 현장에 직격탄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무료급식과 반찬 나눔 등을 펼치는 시설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지자체 및 후원단체와 더욱 긴밀히 연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성우 사무국장은 “좋은 취지를 갖고 나누더라도 좋은 품질을 유지해야 하는 만큼 이런 때 후원사들의 더 큰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 무료급식소 관계자는 “후원금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지만, 법인 등록이 되지 않은 곳은 기부금 영수증이 발급되지 않아 민간 후원금 모금에도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무료급식소 대표들은 ‘따뜻한 나눔’을 계속하겠다고 전했다. 김라우라 수녀는 “하느님 사업이라 여기며 지속할 것”이라며 “경제적으로 어렵고 팍팍한 상황 속에도 곳곳에서 작은 나눔 단체와 시설들이 생겨나고 있다. 기적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명절을 맞이한 만큼 도시빈민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줬으면 하는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토마스의집 박명옥(데레사) 총무는 “이 분들이 명절 때라도 선물을 받으신다면 따뜻한 설을 보내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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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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