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AN] 이탈리아 출신 예수회 선교사인 ‘가경자’ 마테오 리치(1552~1610) 신부가 중국 베이징에 설립한 ‘원죄없는 잉태 본당’이 본당 420년 역사를 경축하는 ‘은총의 해’(Year of Grace) 행사를 1월 14일 시작했다. ‘원죄없는 잉태 본당’은 베이징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본당이다.
교황청 복음화부 선교 소식지 ‘피데스’(Fides)는 1월 16일 ‘원죄없는 잉태 본당’ 420주년 경축 행사 소식을 다루면서 1년 동안 이 행사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 원죄없는 잉태 본당은 ‘남당’(南堂)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천주교회사에 등장하는 본당으로 한국천주교회사와도 관련이 깊은 곳이다. 원죄없는 잉태 본당 420주년 개막미사는 베이징대교구장 리샨 대주교가 주례했으며 교구 사제단이 공동집전했다. 미사에는 베이징대교구 수도자들과 평신도들도 참례했다.
자오젠민 신부는 원죄없는 잉태 본당 420주년 개막미사 강론에서 “마테오 리치 신부는 신앙의 불꽃을 전하기 위해 쉼 없이 중국 대륙을 다니셨다”며 “마테오 리치 신부의 지혜와 용기, 그리고 헌신은 우리 모두에게 깊은 자국을 남겨 놓았다”고 말했다. 이어 “리치 신부가 증거한 신앙과 삶은 우리의 신앙을 굳건히 하고 복음 선포에 대한 신념을 새롭게 했다”고 밝혔다.
자오 신부는 리치 신부의 선교사 활동을 설명하면서 1794년 당시 중국 베이징교구가 조선에 처음으로 파견한 선교사인 복자 주문모 신부의 이름도 언급하면서 주 신부 역시 중국 신자들의 신앙을 성장시켰다고 평가했다.
원죄없는 잉태 본당 420주년 경축 미사가 봉헌된 1월 14일은 중국 베이징대교구에서 기념하는 ‘성인들의 날’(Day of Saints)이기도 하다. 이날 미사에 참례한 모든 신자들은 리치 신부의 생애를 다룬 책 한 권씩과 2025년 희년을 충만하게 살아갈 수 있는 매뉴얼을 받았다.
‘은총의 해’는 원죄없는 잉태 본당의 유구한 역사를 신자들에게 알려줌으로써 영적 위로를 건네고 정신적 성장을 이뤄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은총의 해’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4년 12월 24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 성문을 여는 것으로 공식적으로 시작한 2025년 희망의 희년과도 보조를 맞추고 있다.
원죄없는 잉태 본당 설립 420주년 경축 개막미사에서는 교황이 발표한 2025년 희년 칙서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Spes Non Confundit)를 읽는 순서도 마련됐으며, 미사 참례자들은 베이징대성당 성문을 통과하는 행렬에도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