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종합] 필리핀 주교단과 각 교구 재정 관리자들이 1월 22일부터 3일간 라구나주 산타로사에서 ‘투명성과 책임성’(Transparency and Accountability)을 주제로 개최된 콘퍼런스에서 교회법과 규정들이 중요하지만 지나치게 법적 부분을 강조해서는 안 된다는 정신을 공유했다.
필리핀 바기오교구장 라파엘 크루즈 주교는 콘퍼런스 첫날 실랑에 위치한 성 베네딕토 성당에서 봉헌된 미사를 주례하고, 강론을 통해 “법률은 보통 정치인들과 관련될 때가 많지만, 교회 활동을 점검하는 데 있어서도 마찬가지도 중요하다”면서도 “법적인 부분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법률이나 의식만을 강조하다 보면 그 안에 담긴 보다 깊은 영적인 목적이 흐려지게 된다”고 밝혔다.
크루즈 주교는 또한 “우리 성직자들과 그리스도를 따르는 평신도들은 율법주의에 치우쳐 교회법과 전례에 담긴 영적 의미를 잊고 있지 않은지 깨달아야 한다”며 “교회법은 교회 질서를 유지하는 데에 필수적이지만 영적인 삶을 풍성하게 하려면 교회법의 외형을 뛰어넘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외형에 대한 준수만을 중요시하는 자세를 ‘회칠한 무덤’(whitewashed tombs)에 비유하고 “겉은 깨끗해 보일지 몰라도 안은 영적으로 황폐하다”며 “교회법은 우리의 외부 활동은 물론 영성적인 삶 모두에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