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사도 바오로 당시 로마 인구는 100만 정도였는데, 그 중 유다인 거주자가 4~5만에 이르렀습니다. 이들 유다인들 중에는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믿고 있던 이들도 어느 정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로마교회 공동체는 자생적으로 생겼을 것입니다. 특별히 서기 30년 오순절을 예루살렘에서 보내기 위해 순례 왔었던 로마 거주자들 중에서, 베드로의 설교를 듣고 개종한 이들이 로마에 돌아가서 공동체를 세웠을 것입니다.
사도행전 2장 10절에 보면 “여기에 머무르는 로마인, 유다인과 유다교로 개종한 이들”이 언급되고 있는데, 이들이 베드로의 오순절 설교를 듣고 세례를 받은 뒤 로마에 돌아가서 자생적 공동체를 형성했다면, 어떤 점에서 로마교회는 베드로가 세웠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Q. 로마서가 쓰인 동기는 무엇입니까?
A. 갈라티아와 코린토에서의 갈등, 다가올 예루살렘에서의 체포, 스페인에서의 선교활동을 위한 선교본부의 필요성, 복음을 둘러싸고 발생한 로마교회 분열의 치유 노력 등의 상황들이 사도 바오로로 하여금 복음에 대한 그의 이해, 특히 옛것과 새것의 차이, 복음과 율법의 관계, 이방인과 유다인에 대한 구세사적 질문 등에 대답하게 만들었습니다. 또 사도 바오로의 가르침이 반 유다적, 반 율법적이라는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서도 로마서가 쓰여졌을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갈라티아와 코린토에서 유다주의자들과 싸우면서 유다인들로부터 그릇된 복음을 전하고 있다는 악 소문을 들었고, 이러한 소문이 로마교회에까지 퍼졌을 것입니다. 로마서 안에서 자신을 비난하는 자들에 대한 언급은(3,8) 로마교회 내에서도 사도 바오로와 그의 복음에 대해 비판하는 자들이 있었음을 시사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도 바오로는 자신이 전하고 있는 복음의 본질을 분명하게 밝혀주고, 복음과 유다교 율법과의 관계를 잘 설명해 줌으로써, 로마 교우들에게 자신을 변호할 필요성이 있었습니다.
Q. 로마서는 언제 어디서 쓰여졌습니까?
A. 사도 바오로가 3차 선교여행을 끝내고 코린토에서 석 달간 머무르는데(사도20,2-3), 이 때 로마서를 기록한 것으로 봅니다. 이때가 서기 57년경이며 사도 바오로는 이 편지를 코린토교회 일꾼인 여 교우 포이베 편에 보냅니다.(16,1)
Q. 로마서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습니까?
A. ① 1,1-17 : 서론
② 1,18-11,36 : 교리 부분
③ 12,1-15,13 : 훈계 부분 – 그리스도 안에서의 생활
④ 15,14-33 : 이방인을 위한 바오로의 사도직과 그의 계획
⑤ 16,1-23 : 인사
⑥ 16,25-27 : 마지막 찬양
Q. 로마서 1장 16-17절에 나오는, 로마서의 주제라 할 수 있는 ‘하느님의 의로움’(Justice of God)이란 무슨 뜻입니까?
A. 로마서에서 ‘하느님의 의로움’이라는 말은 하느님이 당신 백성을 법적으로 재판하심에 있어서 당신을 공정하신 분으로 드러내면서도 그들의 죄를 용서하시고 그들을 구원하시는 품성을 뜻합니다.(1,16-17; 3,5.21.22.25.26; 10,3)
‘하느님의 의로움’이란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을 섬기겠다는 약속을 저버리곤 했지만, 하느님은 이스라엘을 구원하시겠다는 약속을 우직하리만큼 지키시는 믿음직스런 성품을 지니신 분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하느님의 의로움’은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의 죽음을 통해 사람들의 죄를 용서하시고 사람들을 법적으로 의롭게 하심으로써 드러났습니다.(3,25.26; 4,5)
Q. 사도 바오로의 편지에 나오는 ‘의화’(義化, Justification)란 무슨 뜻입니까?
A. 의화란 말을 공동번역 성서에서는 ‘올바른 관계’라는 말로 번역했습니다. 사도 바오로에 따르면 인간은 율법을 지키거나 양심을 지켜 스스로 의롭게 될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을 구원키로 약속하시고 또한 그 약속을 성실히 지키심으로써 당신의 신의(信義)를 드러내신 덕분에 의롭게 된다는 것이 바오로의 지론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신의를 지키시어 무상(無償)으로 죄인을 의롭다고 간주하신다는 뜻입니다. 죄인을 의인으로 창조하신다는 뜻입니다.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이루어진 속량을 통하여 그분의 은총으로 거저 의롭게 됩니다.”(3,24)
Q. 속량(贖良, Redemption), 속죄(贖罪, Atonement)란 무슨 뜻입니까?
A. 속량은 노예의 몸값을 지불하여 노예를 양민으로 만드는 행위를 가리킵니다. 곧 노예 해방을 가리키는 낱말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이 단어를 예수님의 십자가상 희생을 뜻하는 것으로 사용합니다. 속죄의 사전적인 의미는 지은 죄를 씻고 예전의 유대(紐帶)를 되찾는 것을 뜻합니다. 예수님은 피를 쏟음으로써 이스라엘 백성의 죄뿐 아니라 온 인류의 죄를 모두 속죄하는 대속 위업을 이루셨습니다.
글 _ 박정배 신부 (베네딕토, 수원교구 용인본당 주임)
1992년 사제서품. 수원교구 성소부장과 수원가톨릭대학교 영성지도, 수리산성지 전담 신부 등을 역임했으며 양지본당, 광북본당, 샌프란시스코 한인본당, 신둔본당, 철산본당 주임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