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제33차 세계 병자의 날(2월 11일)을 맞아 “희망은 주님에게서 온다는 사실을 그 어떤 것보다도 고통이 깨닫게 해준다”며 “고통은 늘 하느님의 성실하심을 충실히 믿으면서 받아들이고 가꾸어야 할 선물”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로마 5,5) 희망은 오히려 시련의 때에 우리를 강인하게 해 줍니다’란 주제 담화에서 “하느님께서 고통받는 이들 곁에 계시는 세 가지 특별한 방식인 만남과 선물과 나눔에 관해 성찰해보자”며 이같이 밝혔다.

교황은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저버리지 않으시고, 때로는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스스로는 결코 찾지 못할 힘을 주심으로써 우리에게 놀라움을 안겨 주신다”며 “질병은 우리를 변화시키는 어떤 만남, 곧 삶의 폭풍우 속에서도 굳게 붙잡을 수 있는 흔들리지 않는 바위를 발견하는 계기가 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이는 큰 대가를 치르더라도 우리 모두를 더 강인하게 해주는 경험”이라며 “질병은 우리가 혼자가 아님을 가르쳐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고통의 자리들은 흔히 서로를 풍요롭게 하는 나눔의 자리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떤 모습이든, 어떤 장소에 있든,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희망의 ‘천사’이자 하느님의 심부름꾼임을 깨닫는다”며 “이처럼 은총 가득한 만남들의 아름다움과 의미를 인식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간호사의 따뜻한 미소, 환자의 감사와 신뢰, 의사나 자원봉사자의 친절한 얼굴, 또는 배우자나 자녀·손주·사랑하는 친구의 염려하고 기대하는 모습을 소중히 여기는 법을 배워야 한다”며 “이 모든 것은 보배로운 빛줄기로서, 역경의 어두운 한밤중에도 사랑과 이웃 됨을 통해 우리에게 힘을 주며 삶의 심오한 의미를 가르쳐준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병중에 있거나 아픈 이들을 돌보는 형제자매 여러분은 이 희년에 특히 중요한 몫을 맡고 있다”며 “여러분이 함께하는 여정은 모든 이를 위한 하나의 표징, 곧 인간 존엄성에 대한 찬가이자 희망의 노래가 된다”고 격려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