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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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과 중년 그 사이, 낄 곳 없는 낀세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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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라기에는 나이가 많고 장년 단체 활동에는 주저하기 마련인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 사이. 소위 ‘낀세대’ 사목에 대한 교회의 고민이 깊은 가운데, 다양한 방식으로 맞춤 사목을 시도하는 교구와 본당 공동체가 눈길을 끈다. 다만 그간의 노력에도 낀세대 사목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들에 대한 교회의 인식 개선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원교구 제2대리구(대리구장 문희종 요한 세례자 주교)는 지난해 4월부터 9주간 청·장년 신앙 아카데미 ‘바라봄’을 열었다. 청년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전문가의 맞춤 강의와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청·장년들의 호응에 힘입어 올해 5월에도 프로그램을 가질 예정이다.


인천교구 청소년사목국(국장 최인비 유스티노 신부)도 청장년들을 위한 맞춤형 사목에 힘쓰고 있다. 청년부 부국장 박수종(스테파노) 신부는 “청년 신자 대상으로는 그들의 신앙생활을 이끌고 동반하는 ‘양성’에 초점을 둔다면, 30대 이상에게는 더 성숙한 신앙으로 교회에 봉사하는 ‘사랑 실천’을 하도록 이끄는 데에 초점을 둔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 휴가를 내기 힘든 직장인들을 위해 명절을 이용한 청·장년 맞춤 피정, 성지순례 등을 기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선 본당도 이들을 위한 사목적 배려에 나서고 있다. 본당 내에 3545+청년봉사분과를 둔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본당(주임 조성풍 아우구스티노 신부)은 매주 토요일 ‘3545+ 늘푸른청년미사’를 봉헌한다. 미사 뿐 아니라 분기별 교리 특강, ‘명동밤샘’ 단기 피정 등도 마련해 청·장년 신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묵동본당(주임 송차선 요한세례자 신부)도 지난 2015년부터 청·장년모임 ‘요셉회’를 만들어 청년회와 중장년단체 간 다리를 놓고 있다. 회원 대부분은 본당 청년 밴드 ‘먹골리카’와 전례단 등에서 활동하던 30대 이상 신자들. 자신들보다 연령대가 낮은 청년들에게 청년회 활동 기회를 열어줌과 동시에 신혼이거나 어린 자녀를 둬 활동에 제약이 있는 젊은 부부들이 부담 없이 본당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주목을 받는다.


수원교구 제2대리구 분당성요한본당(주임 김유신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은 2016년 청·장년모임 ‘마루’를 결성했다. 현재 45명이 활발하게 활동 중인 마루는 회원들이 청년회에서 장년 단체로 넘어가기 전 준비단계 역할을 하고 있다. 


이밖에도 청·장년 사목의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30대 이상을 모집 요건으로 전례 봉사자를 모집하거나 이들만을 위한 미사를 봉헌하는 본당도 속속 생기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교구·본당 차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팬데믹을 비롯한 교회 내·외부 요인 탓에 청·장년 사목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과제로 남아있다.


묵동본당 요셉회 엄영석(가브리엘) 씨는 “팬데믹 당시 모든 단체의 대면 활동이 멈추며 침체기를 겪었는데, 그 여파로 요셉회도 신규 회원 유입이 줄었다”며 “기존 회원 외 비슷한 또래 청·장년들은 요셉회 활동에 동참하는 것을 어려워하고, 유입 원천인 청년회 자체도 인원이 줄고 있다”고 전했다.


청년도, 장년도 아닌 세대를 바라보는 교회의 이중적인 인식 또한 이들 세대가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주교좌명동본당 진슬기(토마스데아퀴노) 신부는 “교회 내 기성세대가 청·장년을 궂은일이 있을 때마다 동원하는 등 쉽게 생각하면서도 직장을 다니며 경제력을 갖춘 성인이니 후원에 적극 참여하라고 요구하며 이중 잣대로 바라보는 것도 청·장년들을 교회 밖으로 밀어내는 요인”이라며 “본당은 최근 청년 사목회를 따로 만들어 이들이 책임감을 갖고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준 기자 june@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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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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