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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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낡은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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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을 신는 것은
삶을 신는 것’
헐어진 신발도 감사한다
어느 시인의 말이다


태양은 빛의 옷을 입고 빛나고
하늘은 별 옷을 입고 반짝이고
나무는 잎 옷을 입고 춤추고
새는 깃털 옷을 입고 날아다닌다
수억 년 입고 있어도
지겨워 하지도 않고
싫증나서 벗어내지도 않는다


내가 옷을 입고 다니는 것은
삶을 담고 다니는 것이다
반세기도 훨씬 지난 오래된 낡은 옷들이 많고
기꺼이 입고 다니는 것은
정(情)든 또 하나 나 같아서이다
때론 사람들에게 조롱, 비웃음, 뒷말도 듣는다


물건값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
돈 없어 못 살거라고…
벗어내라고…
낡아 보기 싫고 유행에 걸맞지 않다고…


하여도 나는 좋고 괜찮다
하루하루 삶을 입고 다녔던
나와 기쁨, 노여움, 슬픔, 즐거움을 같이해온
연륜 묻은 내 인생을 입고 다니는 것이니까
내 역사를 입고 다니니까


지구 살리는 작은 노력이기도 하니까
따뜻함, 사랑, 정이 스며져 있으니까


낡아진 몸에 낡은 옷
나와 동행해 주는 편안함이여
나를 감싸안고 분신처럼
살아온 옷어머니 같아서
감사하며
누가 뭐라하든
안기며 즐겨 입는다
아직도…
걸어놓은 낡은 옷
나를 보며
웃는다


 


글 _ 김금재 아나스타시아(전주교구 호성동본당)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5-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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