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가 사제단 1000명 시대를 맞았다. 교구는 7일 사제서품식을 통해 새 사제 26명을 배출하면서 현직 사제 수가 꼭 1000명이 됐다. 한국 교회 단일 교구에 이만큼의 사제가 양 떼를 돌볼 수 있도록 베풀어주신 것은 하느님 섭리다.
모든 일을 숫자로 국한해 바라보는 것은 섣부를 때가 있다. 그러나 지난해 240주년을 맞은 한국 교회가 지내온 세월 동안 하느님께서 수많은 이를 사제직으로 부르셨고, 1000명의 사제가 성직을 수행하게 된 것은 의미가 크다. 초기 극심한 박해 속에 사제를 그토록 원했던 우리 선조들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교황청에 편지를 보냈다. 이를 생각하면 오늘날 한국 교회 누적 사제 수가 7000여 명에 이른 것은 다른 나라 교회가 보더라도 경이롭다.
단일 교구 사제 수가 이 정도에 달하는 곳은 유럽의 전통 교구와 일부 남미 가톨릭 국가들 외엔 많지 않다. 아시아에선 더욱 그러하다. 오랜 역사를 지닌 유럽의 대교구들도 본당 수와 신자 수 대비 사제 수가 이 정도는 안 된다. 한국 교회가 지닌 성직자 자산을 바탕으로 국내외에서 더욱 다양하고 촘촘하게 사목 활동을 펼쳐야 할 때다.
지난해 말부터 이달까지 각 교구에서 새 사제들이 대거 탄생했다. 교회 전체가 사제·수도 성소의 감소로 고민이 크지만, 교회가 우리 사회와 문화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선 사목의 근간을 이루는 사제가 뒷받침돼야 한다.
지구촌에 하느님 사랑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전쟁과 박해, 인권 말살이 인간 탐욕의 민낯과 너무도 맞닿은 시대다. 사제가 사제직에 봉헌하게 하는 힘은 “우리를 다그치는 그리스도의 사랑”(2코린 5,14)에 있는 만큼 주님 따르는 목자들을 통해 더 많은 이가 하느님 닮은 사랑을 지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