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병자의 날 방문한 요셉의원
[앵커] 서울 영등포 쪽방촌에는 몸이 아파도 병원을 찾기 어려운 사람이 많은데요.
1997년부터 그곳 주민들의 몸과 마음을 보살펴온 요셉의원에서 방문진료에 나서는 이들이 있습니다.
지난 11일 세계 병자의 날을 맞아, 이정민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요셉의원에서 왔어요."
요셉의원 고영초 원장이 쪽방촌 방문 진료를 하는 날.
쪽방 문을 열고 들어가자 한 주민이 자리에 누운 채로 고 원장을 맞이합니다.?
환자는 소아마비를 앓은 데다 현재 간경화로 배가 부풀어 있는 상황.
고 원장은 환자의 배를 만져보며 꼼꼼히 상태를 살핍니다.
<고영초 가시미로 / 요셉의원장>
"잠깐만 제가 배를 조금 볼게요."
2년 전 요셉의원 원장에 취임한 고 원장은 가장 먼저 병원을 찾기 어려운 환자를 위한 방문진료를 시작했습니다.?
현재 요셉의원은 일주일에 두 번 쪽방촌 방문 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고영초 가시미로 / 요셉의원장>
"가보니까 정말 치료가 필요하고 의사의 도움이 꼭 필요한 환자들인 경우에 못 오는 사람들이 더 많구나 그런 걸 이제 느끼게 돼 가지고. 실제로 우리 병원에 엘리베이터가 있는 것도 아니고 휠체어가 올라올 수도 없고..."
어릴 적 사제의 꿈을 키웠던 고 원장.
지금은 사제 대신 의사의 길을 걸으며 50년 넘게 어려운 이웃의 몸과 마음을 돌보고 있습니다.
<고영초 가시미로 / 요셉의원장>
“내가 보기엔 지금은 목욕을 해도 괜찮을 정도예요.”
고 원장은 약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말합니다.?
바로 어려운 이웃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입니다.
<고영초 가시미로 / 요셉의원장>?
"저는 될 수 있으면 제가 원장이 되고 나서 낮에 진료를 하면서 저는 시간이 많으니까 얼마든지 내가 얘기를 들어주거든요. 그럼 자기 얘기들을 이렇게 들어주면 굉장히 아주 고마워하고, 그게 사실은 약 주는 것보다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해요."
요셉의원은 병원을 찾는 쪽방촌 주민과 노숙인들을 위해 의료 서비스에 더해 음식과 옷, 미용 등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발 장면: NPS-3 클립0199~0207
이곳에서 환자들은 특별한 사람이 아닌 그저 보통 사람일 뿐입니다.
환자들은 자신을 사랑으로 대해주는 요셉의원에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요셉의원 방문 환자>
"여기 오는 사람들이 다 그러지만 일단 가족이 없으니까 저 같은 경우엔 아픈 것에 대해서 세밀하게 해주시고 추천도 해주시고 하니까..."
고 원장은 요셉의원 원장으로서 임기가 끝나면 호스피스 병동에서 죽음을 앞둔 환자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의사로서 환자들이 존엄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입니다.?
<고영초 가시미로 / 요셉의원장>
“사람들 죽는 과정을 이렇게 보면 좀 더 잘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데 하는 그런 안타까운 생각을 좀 했거든요. / 그럴 때 그 환자들이 어떻게 하면은 잘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 하는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고 원장은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라는 성경구절을 되새기며 오늘도 어려운 이웃을 찾아 나섭니다.
CPBC 이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