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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과 함께 환자 돌봤죠" 가정간호 21년 생활 마친 최복순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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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병원 방문이 어려운 환자를 위해 가정으로 방문하는 가정간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21년 동안 매일 미사를 봉헌하며 지역의 환자들을 돌봐온 한 가정전문간호사가 마지막 진료에 나섰습니다.

전은지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작은 승용차가 한참을 달려 도착한 서울시 서초구의 한 주택.

서울성모병원 소속 최복순 가정전문간호사가 집에 들어서자마자 환자의 안부를 묻습니다.

<최복순 비아 / 서울성모병원 가정전문간호사·서울 우면동본당> 
"잠을 곤히 주무셨네. 눈이 안 떠지시네. 잘 주무셨어요?"

최 간호사가 처음 가정간호를 시작했을 때부터 인연을 맺어온 103살 고령의 환자입니다.

최 간호사는 검은색 검진 가방에서 의료 도구를 꺼내서는 환자 상태를 꼼꼼히 돌봅니다. 

오늘은 21년 동안 함께했던 환자를 마지막으로 진료하는 날.

환자의 가족들은 최 간호사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다 결국 눈물을 보입니다.

<김순자 / 보호자> 
"잘해주셔 갖고…"

<최복순 비아 / 서울성모병원 가정전문간호사·서울 우면동본당> 
"제가 가정간호를 안 하게 돼도 항상 마음에 제일 남아있는…"

최 간호사는 간호학교를 졸업했지만, 가정주부로 지내다 쉰 살이 넘어서야 다시 간호 일을 시작했습니다.

2004년 가정전문간호사로 활동하게 되면서는 매일 아침을 기다릴 만큼 환자들을 즐겁게 만나왔습니다.

최 간호사의 환자 중에는 당뇨합병증으로 다리가 괴사했던 환자도 있었습니다.

증세가 심해 다리 절단이 불가피했지만, 최 간호사는 절단을 거부하는 환자를 매일 방문해 간호했습니다.

그 덕분인지 어느 순간 괴사했던 환자의 피부에 새살이 돋아났습니다.

의료진도 놀랄 만큼 기적 같은 일에 연신 고마움을 표하던 환자에게 최 간호사는 "하느님이 하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최복순 비아 / 서울성모병원 가정전문간호사·서울 우면동본당> 
"제가 살려드린 게 아니고요. 하느님이 하신 거예요. 그랬더니. 이분이 하느님이 어디 계시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선생님이 하느님이 하셨다고 하니까 믿겠다고. 나도 그럼 그 하느님을 믿겠다고. 세례까지 받았어요. 정말 그분 생각하면, 하느님이 하시는 일은 안 되는 일이 없구나."

최 간호사는 바쁜 간호 일정 중에도 매일 미사와 기도를 빠뜨리지 않았습니다.

환자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부르며 주님께 의지해야만 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최복순 비아 / 서울성모병원 가정전문간호사·서울 우면동본당>
"매일 평일 미사가 있잖아요. 가정간호를 시작할 때, 우리 수녀님께 말씀을 드렸어요. 수녀님, 저는 점심은 안 먹어도, 미사의 영성체를 안 하면 이 일을 못 할 것 같아요."

최 간호사는 지난달을 끝으로 가정전문간호사로서의 여정을 끝마치게 됐습니다.

최 간호사는 가정전문간호사로 지냈던 21년 세월이 감사하고 행복했다고 말합니다.

<최복순 비아 / 서울성모병원 가정전문간호사·서울 우면동본당> 
"매일매일이 선물 같은 날이었어요. 저는 환자를 보는 게 너무 즐거웠어요. 이 일을 할 수 있게 하느님께서 나를 이런 몫을 주셨다는 게 너무 감사했어요. 제가 만나는 환자들한테도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어요."

최 간호사는 이제 가정간호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앞으로 요셉의원에서 환자들을 위한 진료 봉사에 나설 예정입니다.


CPBC 전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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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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