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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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광장의 의미

장현민 시몬(신문취재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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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이라는 공간은 고대 그리스 ‘아고라’에서 출발했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아고라에서 모임을 열고 각종 문화 행사를 펼쳤다. 이후 광장은 프랑스 대혁명 등 다양한 사건을 거치며 많은 이가 자신의 의견을 밝힐 수 있는 공간, 즉 ‘참여 민주주의와 시민 민주주의의 보루’로 자리 잡게 된다.

다만 최근 우리나라의 광장 모습은 ‘민주주의의 보루’와는 거리가 멀다. 우리 광장에서는 먼저 공간을 점유한 무리가 외치는 단 하나의 구호만이 메아리치고, 조금이라도 생각이 다르거나 ‘소속’이 다르면 욕설과 고성이 앞선다. 우리에게 광장은 참여와 소통의 공간이라기보다는 힘을 과시하는 전시장에 가깝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대교구 선교사의 희년 간담회 자리는 광장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볼 기회였다. 이날 희년 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된 간담회에서는 모두에게 자신이 선교하며 경험했던 것, 선교 중에 자신이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을 말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아직 한국어가 서투르다면 모국어로 말을 해도 됐고, 특별히 할 이야기 없다면 짧게 말해도 괜찮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모두가 말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선교사들도 이날 간담회에 큰 만족감을 표했다. 한 사제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고 기뻐했다. 그는 “무언가 말을 해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새로운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 고민하던 것을 다른 방향에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말도 덧붙였다.

즐거워하는 그를 보며 낯선 느낌을 받았다. 많은 사람이 모이고 대화는 하는 공간에서는 웃음보다 고성과 비난에 더 익숙해졌기 때문은 아닐까 싶었다. 광장이 서로의 힘을 경쟁하는 장이 아니라 진정한 민주주의의 보루로서 우리에게 되돌아올 날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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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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