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주교회의 인준 받아 설립, 한국 교회 ‘나누는 교회’로 견인
파푸아뉴기니 등 한국외방선교회 선교사들이 파견된 나라 국기를 든 외국인 청년들과 선교회 후원회원들이 줄지어 명동대성당에 입당하고 있다.
‘한국 가톨릭교회 첫 해외 선교 전문 공동체’ 한국외방선교회(총장 정두영 신부)가 2월 26일 설립 50주년을 맞았다.
한국외방선교회는 이날 총재인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주례로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기념 미사를 거행했다. 전(5대) 총재 염수정 추기경과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 등 주교단이 공동 집전한 미사에는 800여 명이 참여, 한국 교회를 ‘받는 교회’에서 ‘나누는 교회’로 거듭나게 한 선교회의 50돌을 축하했다.
한국외방선교회는 초대 부산교구장을 지낸 고 최재선 주교가 ‘감사’와 ‘보은’을 강조하며 1975년 2월 26일 주교회의 인준을 받아 설립했다. 선교사들의 희생으로 성장한 한국 교회가 성직자 부족·성소 급감으로 어려움을 겪는 세계 교회를 돕고, 선교 사명을 실천하기 위해서였다. 선교회는 1981년 한국 첫 해외 선교 사제를 파푸아뉴기니 마당대교구로 파견, 지금은 9개국 13개 교구에 선교사가 파견돼 있다. 현재 회원 수는 평신도 선교사 2명을 더해 85명(교구 협력 사제 6명 포함)이며, 신학생 11명이 양성을 받고 있다.
한국외방선교회 설립 50주년 기념 미사를 공동 집전한 총재 정순택 대주교(맨 앞 줄 왼쪽에서 세 번째)와 전 총재 염수정 추기경(네 번째), 주한 교황대사 가스파리 대주교(다섯 번째) 등 주교단이 사제단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정 대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선교는 교회의 본질이자 존재 이유”라며 “한국외방선교회의 이런 성장은 내적으로도 깊이 있는 영성과 선교 사명에 대한 확신을 갖게 해 더욱 뜻깊다”고 역설했다. 이어 “오늘에 이르기까지 선교사 양성에 수고해주신 선배 사제들의 희생과 노고, 후원회원들의 영적·물적인 지원에 감사드린다”며 “하느님께서 여러분의 희생과 기도를 천상 ‘생명의 책’에 낱낱이 기록하시고 은총으로 보답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가스파리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을 통해 보낸 축사를 대독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교황께서 한국외방선교회 선교사들이 복음의 진리를 담대하게 지속적으로 선포함으로써 신앙 유산의 선하심과 빛이 그들의 마음속에 내밀하게 스며들고, 육화된 말씀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더 깊은 만남을 가지리라 확신하신다”고 전했다.
한국외방선교회 총장 정두영 신부(가운데)와 전 총재 염수정 추기경, 주한 교황대사 가스파리 대주교가 선교회 설립 50주년 축하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염 추기경과 선교회 총장 정두영 신부는 선교 사제들의 부모와 후원회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 자리에는 조규만(원주교구장)·문창우(제주교구장)·문희종(수원교구 총대리) 주교와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장 박현동 아빠스도 함께했다. 또 파리외방전교회·메리놀외방전교회·과달루페외방선교회·꼰솔라따선교수도회 등 남녀 선교·수도회 장상들도 참여했다. 또 미사에 앞서 파푸아뉴기니·캄보디아·멕시코 등 선교회 회원이 파견된 나라 청년들이 각자 국기를 들고 줄지어 명동대성당에 입당했다. 이들 청년은 미사 중 우리말로 독서와 보편지향기도를 했다.
한국외방선교회는 이날 「한국외방선교회 50년사(1975~2025) - 감사와 보은의 여정」을 배부했다. ‘밖으로 나가라’를 모토로 다양한 50주년 행사를 마련한 선교회는 오는 10월 한국 교회 첫 성모성지인 수원교구 남양성모성지에서 파견지 주교와 후원회원을 초대해 감사 미사와 음악회를 연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