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공군 전투기 폭탄 오발 사고 현장이 통제되고 있다. 뉴시스
[앵커] 지난 6일 경기도 포천에서 한미연합훈련 중이던 우리 공군 전투기가 민가에 폭탄 8발을 잘못 떨어트리는 충격적인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성당을 비롯해 주택, 비닐하우스와 차량이 파손되는 등 일대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사제와 군종병을 포함해 10여 명이 다치는 등 인명 피해도 발생했습니다.
김정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군종교구 승진성당을 비추는 CCTV 화면입니다.
평화롭던 마을에 폭탄이 떨어지며 마을이 순식간에 화염과 연기, 먼지로 뒤덮입니다.
마을에 폭탄이 떨어진 시점은 지난 6일 오전 10시 4분.
한미연합훈련 중이던 우리 공군 전투기 2대가 민가에 폭탄 8발을 잘못 떨어트린 겁니다.
이 사고로 승진성당을 포함해 인근 주택 등 건물이 파손되고, 사제와 군종병 등 10여 명이 다쳤습니다.
주민 김명순 씨는 "폭탄이 떨어진 순간, 전쟁 난 줄 알았다"며 "포천에 살며 이런 일은 난생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명순 / 마을 주민>
"순간적으로 와르르 무너지는 거야. 도망가느라고 정신이 없지. 개 안고 전쟁 난 줄 알고 안고 도망갔지. 문 열고 딱 가니까 저기서 연기가 나. 비행기가 다녔으니까 비행기가 떨어진 줄 알았지."
<김영배 / 마을 주민>
"포탄이 떨어지면서 한곳에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낙하할 대 이렇게 퍼지잖아요. 그러니까 그 지점에 전부 다 떨어지면서 집의 지붕이 작살난 거지."
<스탠딩>
"보시는 것처럼 유리창이 깨지는 등 마을 곳곳에 남아 있는 폭발 흔적이 당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민가에 떨어진 포탄이 폭발하며 마을은 그야말로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사고로 전력 공급도 일시적으로 끊기면서, 주민들은 극심한 불편을 겪어야 했습니다.
특히 폭탄이 떨어진 곳 인근 주민들은 마을회관으로 대피해 불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남명예 / 마을 주민>
"사고 난 데 바로 앞이 집이거든요. 처음에는 사람 안 다쳤으니까 다행이다 그랬어요. 근데 막 심장이 뛰면서 우리는 그 집에 들어가서 살아야 하잖아요 이걸 어떻게 고쳐서…"
현장을 방문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주민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위로했습니다.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은 사고 진상 규명과 피해자들의 회복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김용태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경기 포천시 가평군>
"지금 집이 많이 파손됐고 안전 진단이 확보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전문가들 확보해서 빨리 이분들이 집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철저한 조사로 사고 원인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부상자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하며, 정부는 사고 수습과 배상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포천시도 사격장 축소 등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습니다.
백영현 포천시장은 "더 이상의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며 "정부에 사격장 축소를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백영현 / 포천시장>
"포천에 1500만 평이라는 세 군데의 사격장을 두고 있어요. 더 이상 어떻게 그런 위험성을 가지고 세 군데의 사격장을 운영할 수 있느냐…한 군데 사격장을 이용을 해라. 나머지 두 군데는 돌려줘라 이렇게 강력하게 요청할 계획입니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은 입장 발표를 통해 사고 피해 주민을 비롯해 국민에게 사과했습니다.
아울러 조종사들에 대한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등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주민의 정신적·신체적·재산 피해에 대해 보상을 약속했습니다.
주민들의 불안과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철저한 사고 조사와 책임 있는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CPBC 김정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