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행복특강 시리즈로 유명한 황창연 신부가 요즘 시국특강을 하고 있습니다.
어수선한 정국 속에서 시국특강에 대한 관심과 반응이 뜨거운데요.
김혜영 기자가 황창연 신부를 만나봤습니다.
[기자] 수원교구 성 필립보 생태마을 원장 황창연 신부는 요즘 만사 제치고 시국특강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지금까지 석 달간 유튜브 채널에 올린 시국특강만 16편.
비상계엄 선포의 비극부터 술, 무속, 경제, 인공지능, 윤석열 정부의 4대 국정과제까지.
시국특강 한 편을 준비하는데 10시간 정도 걸립니다.
<황창연 신부 / 수원교구 성 필립보 생태마을 원장>
“아무 것도 못해요 지금. 12월 3일부터 3개월 동안 아무 것도 못해. 지금 할 게 너무너무 많은데 강의에 매달려서 3개월 동안 아무 것도 못하고 있어요.”
유쾌한 행복특강으로 유명한 황 신부가 시국특강에 나선 이유는 바로 그 행복 때문입니다.
<황창연 신부 / 수원교구 성 필립보 생태마을 원장>
“대한민국의 행복을 얘기하는 사람인데 행복이 없어지잖아요. 그래서 이 강의를 시작하게 됐어요.”
황 신부는 시국특강에서 혼란스러운 정국을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방대한 뉴스를 체크하고, 주제에 대한 책과 논문을 읽고, 충분히 숙고해서 강의합니다.
<시국특강 1편 중에서>
“이 착한 국민들이 뭘 잘못했다고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을까.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하겠다는 것이죠. 마음 속에서 연민과 애처로움이 솟아나고 분노가 일어났습니다.”
<시국특강 6편 중에서>
“두 달 동안 대한민국에 아무 일이 안 일어났습니까? 두 진영으로 갈라져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소상공인들은 가게 문을 장사가 안 돼서 닫고 길거리의 상점들은 텅텅 비어나가고 있습니다.”
시국특강에 대한 반응은 뜨겁습니다.
1편부터 16편까지 전체 조회수는 370만 건이 넘습니다.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건 ‘비상계엄령 선포와 술’에 대해 강의한 4편입니다.
<시국특강 4편 중에서>
“일국의 대통령이 허구한 날 술 속에 빠져 지내니 세계 돌아가는 정세를 꼼꼼히 세세히 따져볼 시간이 없었을 테고, 자신이 저지른 12.3 비상계엄 선언이 국제적으로 어떤 결과가 초래할 줄 거의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영상마다 댓글이 수 천 개씩 달리는데, 속이 시원하다, 유익하다, 위로를 받는다는 댓글도 있습니다.
타종교 성직자와 신자들이 단 댓글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국특강 내용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무례한 악플도 더러 있습니다.
황 신부는 악플도 모두 읽어보고 스크랩까지 해놨습니다.
<황창연 신부 / 수원교구 성 필립보 생태마을 원장>
“신부면 신부답게 말해라. 당신은 좌파입니다. 빨갱이지…”
사제가 왜 정치 얘기를 하냐고 따지는 사람들에게 황 신부는 말합니다.
<황창연 신부 / 수원교구 성 필립보 생태마을 원장>
“예수님이 2000년 전에 정치 얘기 하신 거예요. 바리사이파, 원로들, 성서학자들, 랍비들. 회칠한 무덤이라 그랬잖아요. 똑바로 살으라고.”
시국특강은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가 내려질 때까지 5회 가량 더 이어질 예정입니다.
이후엔 희망에 대해 강의할 계획입니다.
황 신부는 “현 시국에서 중도를 지키는 건 악을 인정하고 편드는 것”이라며 시국특강에 임하는 결연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황창연 신부 / 수원교구 성 필립보 생태마을 원장>
“옳고 그름에 있어서 정확하게 옳은 건 옳다, 그른 건 그르다고 말해주는 게 그게 사제가 할 일이고 예수님의 제자가 할 일이지.”
CPBC 김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