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를 믿지 않는 인구가 60에 육박하는 가운데 그 원인으로 종교 문화에 관해 배울 기회가 없는 한국의 종교교육 현실이 지목됐다. 종교적 문맹율의 증가는 종교인구 감소를 가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회가 종교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진단도 나왔다.
한국갤럽이 2021년 조사한 ‘한국인의 종교와 종교의식’에 따르면, 한국 성인 중 종교인 비율은 2004년 54에서 2021년 40로 하락했다. 특히 20~30대의 탈종교 현상 가속화가 뚜렷했다. 2004년에는 20대 45가 종교를 믿었지만 2021년에는 22로 반 이상 줄었다. 30대도 같은 기간 49에서 30로 감소했다.
종교문해력은 ‘국내외 다양한 종교 문화와 교리에 대한 기본 지식을 바탕으로 공동체와 개인의 삶에 영향을 주는 종교의 의미와 영적 가치를 성찰할 수 있으며 이웃의 신앙을 개방적으로 수용하여 상호 소통과 배려를 가능하게 하는 성숙한 종교 문화 이해 역량’으로 정의되는데, 종교교육 전문가들은 종교 문화에 관해 배울 기회가 없는 교육 현실이 종교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려 종교적 문맹을 가속하는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1981년 제4차 교육과정부터 종교 교과가 국가 교육과정에 포함되기 시작했지만, 종교단체에서 설립해 운영하는 종립학교가 아닌 학교에서는 거의 채택되지 않았다. 2009년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타 교양 교과 안에 ‘종교학’ 과목으로 포함됐으나 ‘종교 과목 개설시 복수로 편성해 학생에게 선택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따라서 종립학교 이외에서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종교학 교과를 개설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2004년 개신교계 사립학교에서 ‘학교의 의무적 종교교육이 학생의 종교 자유를 침해한다’며 학생이 손해배상을 제기한 사건은 종립학교의 종교교육을 위축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종교교육 관계자들은 신앙의 선포와 포교를 표방하는 신앙적 종교교육을 지양하고 삶의 본질을 찾을 수 있는 인문학적 종교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톨릭대 대학원 교육학과 김경이(클라라) 교수는 “학교 종교교육은 좋은 삶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수업이어야 하며 오랫동안 지속돼 온 종교에 깃든 지혜를 찾아내 삶에 적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시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2022년 개정 교육과정에서 기존 ‘종교학’이 ‘삶과 종교’로 변경되면서 종교교육이 자신과 삶과 타인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방식을 배우는 현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열렸다. 다만 진로 선택 교과에 포함돼 학생들이 선택해야 한다는 점에서 종교교육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교회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김경이 교수는 “학생들 대부분 종교를 배우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 가톨릭신자인 학부모가 가톨릭학교에 관심을 갖고 종교교육의 필요성과 의미를 자녀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돼야 한다”며 “교회 안에서도 신자들이 신앙 안에서 삶의 지혜를 찾을 수 있다는 공감대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