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상은 양의 부모인 이성환 씨와 강선이 씨가 9일 세례식과 혼인갱신식을 마치고 사진을 찍고 있다.
[앵커] 이태원 참사로 외동딸을 떠나보낸 부부가 명동대성당에서 세례를 받았습니다.
부부는 명동대성당에서 결혼하길 원했던 딸의 뜻에 따라 혼인갱신식도 거행했습니다.
김혜영 기자가 이성환-강선이 부부를 만나봤습니다.
[기자] 이태원 참사 유가족인 이성환-강선이 부부는 지난 9일 명동대성당에서 세례를 받았습니다.
명동대성당에서 결혼하길 꿈꾸며 예비 신자 교리를 받다 세상을 떠난 외동딸 상은이의 꿈을 대신 이뤄주고 싶었습니다.
<강선이 로즈마리 / 故 이상은 어머니>
“제가 사실 상은이의 버킷 리스트를 잘 몰라요. 근데 제일 그 때 첫 번째로 생각이 났던 게 교리 수업이었고…”
아내가 먼저 교리를 받고 뒤이어 남편이 교리를 받은 뒤, 한 날 한 시에 세례를 받기까지 꼬박 1년이 걸렸습니다.
부부는 6개월 간 교리에 개근하고 마르코 복음을 필사하며 성실하게 세례를 준비했습니다.
<이성환 요한마르코 / 故 이상은 아버지>
“처음에 가서 출석해 가지고 앉아 있는데 상은이가 거기에 앉아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계속 나더라고요.”
아내 강 씨는 교리 담당이었던 명동대성당 부주임 조인기 신부와 면담을 하다가, 조 신부가 상은이의 장례 때 미사를 봉헌하러 왔던 사제라는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
<강선이 로즈마리 / 故 이상은 어머니>
“아, 내가 그때 결단을 못 내렸으면 이 신부님한테 수업을 못 받았겠구나라는 걸 마지막 수업 날 알면서 그것도 되게 감동이었고 너무 감사했어요.”
이날 세례식이 더욱 뜻깊었던 건, 혼인갱신식도 함께 했기 때문입니다.
오는 25일은 부부의 결혼 30주년 기념일입니다.
<이성환 요한마르코 / 故 이상은 아버지>
“상은이 엄마가 먼저 울었지? 저도 하는데 눈물이 나고... 그랬습니다.”
부부는 세례를 준비하며 프란치스코 교황 알현을 신청했습니다.
예정대로라면 5월 21일에 교황을 만나게 되는데, 교황의 투병 소식이 걱정입니다.
<강선이 로즈마리 / 故 이상은 어머니>
“교황님이 그 때까지 꼭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기도하고 있어요.”
‘실비아’라는 세례명으로 화세(火洗)를 받은 이상은 양.
상은이 방에선 여전히 온기가 느껴집니다.
미소가 예쁜 상은이의 사진들과 함께 성모상과 묵주 등 성물이 가득합니다.
부부에게 신앙은 ‘상은이가 남기고 간 소명’이자 ‘상은이에게 가는 길’이기에...
매일 상은이를 위해 기도합니다.
<강선이 로즈마리 / 故 이상은 어머니>
“믿는 이들에게는 죽음이 끝이 아니라 영원한 삶의 시작이라는 것을 믿습니다. 세상을 떠난 실비아를 위하여 기도드리오니…”
CPBC 김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