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이 사람을 믿음으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믿음이 기적을 기적으로 인정하는 것입니다.
믿지 않는 사람은 누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서 이야기한다고 해도 믿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 모세의 말씀도 있고, 많은 예언자의 이야기도 있기 때문에 믿을 사람들은 얼마든지 믿을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재미있는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1981년 조선교구 설정 150주년 행사가 여의도에서 있었습니다. 그날 김수환 추기경님이 미사 주례를 하기 위해 제대 앞에 섰을 때 하늘에 십자가 형태의 빛이 나타났습니다. 이 현상을 두고 신학교에서 부제님들 사이에서 논쟁이 일었습니다. 십자가 빛을 본 부제님들이 보지 못한 부제님들에게 말했습니다.
“참 너희들은 안됐다. 그런 빛도 보지 못하는데 너희들이 어떻게 부제까지 됐는지 모르겠다.”
그러자 빛을 보지 못한 부제들이 말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참 너희들이 한심하다. 우리는 기적을 보지 않고도 얼마든지 믿을 수 있는데, 너희들이 얼마나 믿음이 없으면 하느님이 그 기적을 보여 주셨을까?”
기적은 지금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가장 큰 기적은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것 자체입니다. 원래 기적은, 너무 큰 글씨로 늘 우리 옆에 있어서 우리가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예수님이 일으킨 기적은 그 알아보지 못하는 큰 글씨를 작은 글씨로 써서 알아보게 해 주시는 것입니다. 헬렌켈러(Helen Keller, 1880~1968)는 「사흘만 볼 수 있다면」 이라는 책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적인지 볼 수 없는 사람들만이 압니다.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적인지는 걸어보지 못한 사람들만이 압니다”라고 썼습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주변에 널려 있는 기적을 무시하고 살아갑니다. 또 과학과 기술에 의존해 살면서 하느님의 존재를 잊어가고 있습니다. 심지어 니체(F.W.Nietzsche, 1844~1900)는 하느님이 필요 없다며, “하느님은 죽었다”고 말했습니다.
1968년, 프랑스 파리 소르본느 대학(La Sorbonne)의 한 담장에 “하느님은 죽었다 - 니체”라는 글 아래에 “니체는 죽었다 - 하느님”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합니다.
니체는 분명히 죽었습니다. 하지만 하느님은 돌아가시지 않습니다.
글 _ 정치우 (안드레아, 복음화발전소 이사장)
복음화라는 용어가 생소했던 1990년 5월 새로운 복음화 사업을 시작, 복음화학교를 설립하여 재복음화 및 선교를 위한 예수님의 제자훈련 교육 체계를 확립시켜 많은 제자를 양성했으며 평화방송 TV를 통해 복음화학교 강의를 했다. 전국의 본당 및 단체의 초대로 수백회의 특강과 견진 교리, 피정 등을 했으며 가톨릭신문과 가톨릭평화신문에 많은 글을 연재하는 등 저술 활동에도 매진하고 있다. 복음화학교를 은퇴한 이후 ‘복음화발전소’를 설립, 삶을 통한 새로운 복음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저서로는 「길이 있어 걸어 갑니다」 「위대한 기적」 「위기의 대안으로서의 평신도영성」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