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준비하며 400여 명 청년들이 WYD 십자가와 성화를 앞에 두고 성체조배와 고해성사를 통해 하느님과 ‘나’를 마주하고 화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울러 냉담 청년들과 아직 그리스도를 모르는 많은 청년도 하느님과 화해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했다.
3월 28일 오후 7시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일대에서는 ‘주님을 위한 24시간’ 예식이 거행됐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지역조직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가 주최·주관한 주님을 위한 24시간은 ‘주 하느님, 당신만이 저의 희망이시고 제 어릴 때부터 저의 신뢰이십니다(시편 71,5)’를 주제로 ▲양심성찰과 묵상 ▲고해성사 ▲봉헌과 성체 강복 순으로 진행됐다.
이 예식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정한 것으로, 2014년부터 해마다 사순시기 제4주일을 앞둔 금요일과 토요일에 전 세계 모든 가톨릭신자가 회개와 참회의 시간을 갖도록 마련됐다. 특별히 교황은 2027 서울 WYD를 앞둔 상황에서 2025년 희년 선포와 함께 주님을 위한 24시간에 참여할 것을 요청했다. 본래 24시간 동안 본당을 개방하고 신자들이 화해의 성사(고해성사)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취지이이지만, 한국교회는 각 본당 사정을 고려해 긴 예식과 성시간만을 혹 짧은 예식을 준비해 거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날 2027 서울 WYD 지역조직위원회 총괄 코디네이터 이경상(바오로) 주교는 양심 성찰과 묵상에 앞서 기도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 주교는 “성체조배와 고해성사를 통해 하느님과 나, 그리고 냉담 청년들과 아직 그리스도를 모르는 청년들이 하느님과 화해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며 “하느님 은총이 우리 안에서 자유롭게 활동하시도록 자신을 내어 맡기자”고 당부했다.
양심 성찰은 배부된 팸플릿의 십계명 양심 성찰’ 내용을 읽고 함께 묵상하는 방법으로 이어졌다. 이후에는 고해성사가 대면·비대면·산책 형식으로 명동대성당 마당, 성모동산 등에서 이뤄졌다. 교구 총대리 구요비(욥) 주교와 이경상 주교도 20여 명의 사제단과 함께 고해성사를 집전했다. 두 주교는 매서운 추위에도 불구하고 성당 마당에서 대면 형식 고해성사로 청년들과 마주 앉았다.
대성전 안에서는 떼제기도와 생활성가가 울려 퍼졌고, 성사를 마친 청년들은 고해사제로부터 받은 활동지에 다짐과 실천 사항을 적었다. 또 미리 배부된 이쑤시개를 각각 고해소 옆에 배치된 가시관에 꽂았다. 가시관은 성체 강복 시간에 ‘가시관 봉헌 예식’을 통해 봉헌됐다.
참석자들은 사순 시기에 고해성사를 통해 하느님과 화해를 이루고 청년들이 함께 기도하는 시간이 뜻깊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성민영(베로니카·서울대교구 신도림동본당) 씨는 “대면 고해성사를 통해 마음 안에 있던 잘못된 것들을 하느님께 털어놓을 수 있어서 좋았다”며 “이런 자리 자체가 의미 있다는 생각인데, 아름다운 성가를 들으며 많이 울컥했다”고 말했다.
2027 서울 WYD 지역조직위 기획사무국장 이영제 신부는 “이번 행사를 통해 청년들이 신앙생활의 중심에 하느님 자비가 있음을 깨닫고, 그 자비와 하느님의 현존을 삶 속에서 간직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이번 기회로 청년들이 용서와 자비의 삶을 실천함으로써 다가오는 WYD를 함께 준비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