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는 3월 29일 최근 발생한 산불 피해 희생자와 유가족·이재민에게 위로 메시지를 전했다.
권 주교는 “지난 3월 22일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교구 내 안동과 청송·영양·영덕을 거쳐 동해안까지 번지며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했다”며 “갑작스러운 산불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고 근심 걱정 가운데 하루하루를 견디며 지내는 형제자매 여러분에게 하느님의 위로가 함께하길 기도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특별히 이번 산불 피해로 희생된 분들과 유가족 여러분에게 하느님의 각별한 자비와 돌보심이 함께 하길 기도한다”며 “불철주야 이 재난 극복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고군분투하신 소방대원·자원봉사자·지역 주민·본당 교우 여러분의 노고에도 깊은 감사를 드리며 하느님의 축복을 빈다”고 말했다.
권 주교는 또 “산불 피해 지역을 방문해 피해를 입은 주민들과 가족들을 만나면서 참으로 마음이 아팠다. 화마가 할퀴고 지나간 그들의 상처와 흔적들은 생각보다 더 깊고 커 보였다”며 “하느님의 위로와 치유가 아니면 회복될 수 없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산불 피해 희생자와 유가족 그리고 이재민을 위로·치유해주시고 그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시라고 주님께 함께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다음은 권혁주 주교 메시지 전문
사랑하는 안동교구 형제자매 여러분
지난 3월 22일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우리 교구 내 안동과 청송, 영양과 영덕을 거쳐 동해안까지 번지며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산불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고 근심 걱정 가운데 하루하루를 견디며 지내고 계시는 형제자매 여러분에게 하느님의 위로가 함께하시길 기도합니다. 특별히 이번 산불 피해로 희생된 분들과 유가족 여러분에게 하느님의 각별한 자비와 돌보심이 함께 하길 기도합니다. 그리고 불철주야 이 재난 극복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고군분투하신 소방대원들, 자원봉사자들, 지역 주민들과 본당 교우 여러분들의 노고에도 깊은 감사를 드리며 하느님의 축복을 빕니다.
저는 산불 피해 지역을 방문하며 피해를 입은 주민들과 가족들을 만나면서 참으로 마음이 아팠습니다. 화마가 할퀴고 지나간 그들의 상처와 흔적들은 생각보다 더 깊고 커 보였습니다.
하느님의 위로와 치유가 아니면 회복될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산불 피해 가족들의 어려운 상황과 그들의 처지를 하느님께 맡기며 그분의 자비를 청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순간 저는 에제키엘 예언자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전한 '이스라엘의 부활 환시'에 대한 말씀(에제 37,1-14 참조)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그 말씀을 그대로 산불 피해 주민들과 가족들에게 전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예언자 에제키엘을 통해 전하고 하시는 말씀은 이러했습니다. 주님께서는 에제키엘 예언자를 넓은 계곡 한가운데로 인도하시고 거기에 내려놓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그곳은 마른 뼈들로 가득 차 있었는데 주님께서는 예언자를 그 마른 뼈들 사이를 두루 돌아다니게 하시며. 이 뼈들에게 전하라고 하신 말씀입니다. "너희 마른 뼈들아, 주님의 말을 들어라.
나 이제 너희에게 숨을 불어넣어 너희가 살아나게 하겠다. 너희에게 힘줄을 놓고 살이 오르게 하며 너희를 살갗으로 씌운 다음, 너희에게 영을 넣어 주어 너희를 살게 하겠다. 그제야 너희는 내가 주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 (에제 37,4-6) 예언자가 마른 뼈들에게 이 말을 전하자, 실제로 마른 뼈들이 다시 살아나고 생기를 되찾았습니다. 여기서 '마른 뼈들'은 이스라엘의 어렵고 절망스런 처지를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지금 저도, 에제키엘 예언자가 주님의 말씀으로 전한 같은 말씀을. 같은 마음으로, 산불 피해 주민들과 가족들에게 위로와 치유의 말씀으로 전하며, 그들을 하느님께 맡기며, 그들을 위해 함께 이렇게 기도하고 싶습니다.
주님, 산불 피해로 희생된 자들과 유가족들.
그리고 그로 인해 상처 입고 고통 중에 있는 모든 이들.
그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그들을 위로해 주시고 치유해 주소서.
그들을 일으켜 세워주시고 다시 살게 하소서. 아멘
천주교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