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우는 소리가 시끄러워요” “사고라도 나면 어떡하나요?”
2023년 기준 아동의 입장을 거부하는 국내 노키즈존(No Kids Zone) 사업장이 500곳 이상으로 추산됐다. 국가 위기로까지 언급되고 있는 저출생 시대에 출산을 장려하는 정부 방침과는 엇갈리는 추세다. 환영받기는커녕 아이가 있으면 음식점·카페·편의시설 이용마저 거부당하는 현실에 고개를 젓는 사촌 언니의 푸념이 귓가에 맴돈다.
아이의 울음소리가 당연하지 않은 현실은 일반 사회만의 모습이 아니다. “경건한 미사에 방해될까 봐” “하느님 성전이 아이들의 부주의함으로 훼손될까 걱정”이라는 등 여러 이유로 부모와 아이는 다른 신자들과 같이 성전에 앉아 미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좁은 유아방에서 미사에 참여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편의일 수도 있지만, 그러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취재 현장을 다녀온 한 선배가 재미있는 장면을 포착했다며 촬영한 사진을 보여줬다. 주교가 미사를 봉헌하는 중에 제단에 기어 올라가는 한 아이의 모습이었다. 바티칸뉴스에서나 보던 풍경이 한국 교회에서도 나타나나 싶어서 잠시 미소를 머금었다.
‘임신부와 태아의 희년’ 축복 미사를 취재하던 중에도 갑자기 우렁찬 아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나도 모르게 주변을 둘러봤는데 곧 부모가 될 이들이어서 그런지,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이 자리에는 107명의 임신부와 뱃속에서 태어날 날만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함께하고 있었다.
교회 가르침대로 인간 생명이 가장 귀하다는 기사를 쓰는 입장에서 언젠가 저 아이들이 건강히 태어나 다시금 이 자리에 모이는 날을 그려봤다. 새 생명을 축복하는 교회와 그 성전만큼은 확신의 ‘예스키즈존(Yes Kids Zone)’이 되기를 희망한다. 그때쯤의 나 또한 아이들이 울고 보채며 떼써도, 그 자체로 귀한 존재로 바라볼 수 있는 예수님의 눈과 귀를 가지고 있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