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었던 탄핵 정국 속에서 가톨릭교회는 정의와 평화를 위한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정의와 평화를 위해 앞장 선 가톨릭교회의 모습을 이정민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기자] 가톨릭교회의 정의와 평화를 위한 목소리는 탄핵 정국을 관통하며 울려 퍼졌습니다.
주교회의는 비상계엄 선포 직후 입장문을 통해 계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의 피와 땀으로 이룩한 민주주의를 지켜나갈 것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주교단의 목소리는 다른 교구와 신자들도 움직이게 했습니다.
비상계엄 이후 각 교구는 올바른 정의 실현과 평화를 촉구하는 시국미사를 봉헌했습니다.
광주대교구는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이 살아있는 남동성당에서 시국미사를 거행했습니다.
<옥현진 대주교 / 광주대교구장>
“불의를 용납할 수 없습니다. 정의를 향한 열정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우리는 진리 편에 설 것입니다.”
가톨릭 청년 신자 946명이 동참한 시국선언문은 국회 앞에서 울려 퍼졌습니다.
<정석채 비오 / 서울 성산동본당>
"계속 이렇게 꾸준히 가톨릭 신자들도 목소리를 내고 한다고 하면 그래도 조금은 나은 세상이 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조은나 루치아 / 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
"사회적 의견을 내는 것도 있겠지만, 저희 청년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을 바탕으로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야 되는지 그 '살아가기'에 대한 하나의 표현이라고도 생각이 듭니다."
교회는 한파로 지친 집회 참가자들의 곁을 조용히 지키기도 했습니다.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는 시민들에게 화장실을 개방하며 묵묵한 동행을 택했습니다.
<김욱 신부 / 한남동 성 프란치스코 수도원 원장>
“수도원이라고 해서 봉쇄되어 있는 그런 구역이 아니라 우리는 함께 나아간다는 그런 의미가 있습니다.”
이처럼 가톨릭교회의 목소리는 지역과 일상 속 연대로까지 확산됐습니다.
일각에서는 가톨릭교회가 정치에 관여하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이에 대해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강현우 신부는 "하느님의 정의를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강현우 신부 /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서울대교구 총무>
"소위 정치 이야기가 아니라 하느님의 정의를 이야기하고자 한 것이죠. 침묵하는 것은 그것에 동조하는 거나 다름이 없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교회는, 신자들은, 그리고 사제는 정치에 올바르게 참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탄핵 정국이 끝나고 남은 과제는 갈등과 분열을 봉합하고 통합과 화합을 이뤄나가는 것.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하성용 신부는 "나와 생각이 다른 이들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성용 신부 /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생각이 다른 사람을 대할 때 어떤 대화나 타협을 하려는 게 먼저 전제가 돼 있어야 되는 거지, 생각을 똑같이 일치시키려고 한다거나 또는 생각이 다르면 함께 어울려 살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거는(아닌 거죠)."
하 신부는 그러면서 "사회적 합의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성용 신부 /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함께 살고 어울려 살기 위해서는 적어도 사회가 공통적으로 정한 규칙에 대해서는 내 생각과 다르다고 하더라도 수용하려는 마음을 가지는 게 중요한 거죠. 그게 어떤 쪽의 생각이든 간에 그 생각이 적어도 사회를 기본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법이나 도덕이나 윤리의 테두리를 넘어서면 안 되는 거잖아요."
CPBC 이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