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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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택 대주교, “탄핵 심판 결정 존중하고 사랑으로 화합해야”

7일 국민 통합 메시지 발표…"서로의 아픔 위로하며 성숙한 시민 모습 보여주길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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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로 인해 사회적 긴장과 갈등이 고조된 상황을 우려하며 국민 모두에게 차분함과 성숙한 시민의식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7일 발표했다.

 

 

정 대주교는 “우리는 지금 매우 엄중한 역사적 순간 앞에 서 있다”며 “탄핵 공판의 결과를 마주하며 우리 사회 전체가 다시 한번 깊은 갈등과 혼란 속에 빠져들 위험에 처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우리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바탕으로 세워진 공동체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면서 “탄핵 심판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진행되는 절차이고 그 결과 또한 법치주의의 원칙에 따라 내려진 결정인 만큼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결정을 존중하고 차분히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정 대주교는 갈등과 분열의 근원이 되는 증오와 불신, 폭력 등의 악습을 경계하며 “우리의 진정한 적은 서로가 아니라 바로 증오와 불신”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위로하며, 하나의 공동체로서 화합을 이뤄가길 간절히 희망한다”면서 “실망하거나 분노하는 이웃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들의 상처를 보듬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성숙한 시민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판결 이후 일부에서 나타날 수 있는 폭력적이고 극단적인 행동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어떠한 이유로도 폭력이나 혐오 표현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으며 의견 표현은 반드시 평화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대주교는 “주님의 가르침에 따라 천주교회는 언제나 평화와 정의, 그리고 사랑과 용서를 추구해 왔다”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사랑"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미래 세대에게 보다 평화롭고 정의로운 사회를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모두 함께 절제와 인내의 미덕을 발휘해 나가자”고 호소했다.

 

 

다음은 정순택 대주교 메시지 전문.

 

 

우리는 지금 매우 엄중한 역사적 순간 앞에 서 있습니다. 탄핵 공판의 결과를 마주하며 우리 사회 전체가 다시 한번 깊은 갈등과 혼란 속에 빠져들 위험에 처해 있는 것입니다. 이미 대한민국은 정치적 견해와 이념의 차이로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기보다는 적대시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저는 목자로서 깊은 책임감과 간절한 마음으로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우리는 더욱 차분하고 성숙한 자세로 이 상황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물론 자신이 지지했던 입장과 다른 결론이 나왔을 때 실망하고 분노하는 것은 인간적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바탕으로 세워진 공동체 안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탄핵 심판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진행되는 절차이며, 그 결과 또한 법치주의의 원칙에 따라 내려진 결정입니다. 법원의 최종 결정이 내려진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결정을 존중하고 차분히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이미 오랜 시간 정치적 갈등과 분열로 많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이 순간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서로에 대한 적대감과 증오가 확산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진정한 적은 서로가 아니라 바로 증오와 불신, 그리고 폭력과 같은 악습입니다. 승자와 패자를 나누고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조롱하는 행동은 우리 사회의 화합을 더욱 어렵게 만들 뿐입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는 모두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며, 한 공동체라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위로하며, 하나의 공동체로서 화합을 이루어가길 간절히 희망합니다. 탄핵 심판 결과에 실망하거나 분노하는 이웃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들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성숙한 시민의 모습입니다.

저는 특별히 이번 판결 이후 일부에서 나타날 수 있는 폭력적이고 극단적인 행동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합니다. 어떠한 이유로도 폭력이나 혐오 표현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지만, 그것은 반드시 평화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하여 질서를 유지하고, 갈등을 최소화하는 데 적극 협력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특히 정치 지도자들과 언론인들께서는 책임 있는 언행으로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사회적 긴장을 완화하는 데 앞장서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서로 사랑하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주님의 가르침에 따라 천주교회는 언제나 평화와 정의, 그리고 사랑과 용서를 추구해 왔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하느님 앞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사랑과 용서의 정신으로 서로를 품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사랑입니다. 미래 세대에게 보다 평화롭고 정의로운 사회를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모두 함께 절제와 인내의 미덕을 발휘해 나갑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이승환 기자 lsh@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5-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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