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남대문시장준본당(주임 이정훈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은 4월 2일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 주례로 중구 남대문시장 대도상가 E동에 위치한 ‘착한 이웃 대기실’ 축복식을 거행했다.
착한 이웃 대기실은 본당이 운영하고 있는 노숙인 쉼터 ‘우리 물터’ 이용자들이 참여하는 배달 자활 프로그램 관리 본부다. 본당은 2018년 시작한 선교사업 착한 이웃 프로그램 참여자들이 남대문시장 꽃 상가에서 배달이나 청소 등을 통해 얻은 수입으로 저축하고 숙식 기반을 마련하도록 돕고 있다.
특히 2024년과 올해 ‘정진석 추기경 선교 후원회’로부터 받은 지원금으로 문을 연 대기실 덕분에 봉사자들이 배달 요청 전화를 받고 자활 참여자들에게 일을 배정할 수 있게 됐다.
축복식에 앞서 남대문시장준성당에서 감사미사를 봉헌한 정 대주교는 강론에서 “예수님께서 ‘여기 있는 형제들 중 가장 미소한 형제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라고 하신 말씀을 본당 교우분들이 살고 계시다”라며 “배달일을 통해 자활하는 가난하신 분들에게 착한 사마리아인 같은 이웃이 돼 주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어 정 대주교는 “착한 이웃 대기실 축복식은 발족 25년이 된 우리 물터 등 본당이 해온 많은 애덕 실천이 희년을 맞아 또 하나의 꽃봉오리를 맺은 것”이라며 “자활 참여자들이 우리를 통해 자비로우신 하느님의 손길을 더 따뜻하게 만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기도해 주시고 후원해 달라”고 전했다.
이정훈 신부는 “비신자임에도 20년 넘게 우리 물터와 착한 이웃 프로그램 등에 쓰이는 특별헌금을 봉헌해 주셨던 분이 이번에 세례를 받는다”며 “모든 후원자와 봉사자분들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7년 전 착한 이웃 프로그램 자활 참여자로 시작해 지금은 운영자의 일원이 된 유청(바오로·76) 씨는 축복식 때 정 대주교에게 환영 꽃바구니를 전달했다. 유 씨는 “배달 기사 일을 하던 당시에는 하루에 5회 정도 배달 일을 했다”며 “노숙하는 형제들이 우리 물터뿐 아니라 착한 이웃 프로그램을 통해 자활에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우리 물터에서 꾸준히 봉사하다가 새로 갖춘 착한 이웃 대기실에서 봉사를 시작했다는 강송희(에밀리아나) 씨는 “자활 참여자들이 배달 일을 처음 하는 분들도 많고 몸이 아픈 분들도 있기 때문에 일 배정뿐 아니라 초반 인솔까지 돕고 있다”며 “그리운 고향에도 못 내려간다는 분들이 많아 마음이 아팠는데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분이 자활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