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규모 7.7의 강진이 미얀마를 덮쳤습니다.
수 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열악한 구조 여건 탓에 구조와 피해 복구도 더딘 상황입니다.
여기에 구호를 방해하는 무능한 미얀마 군부로 인해 고통은 가중되고 있습니다.
김정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하루아침에 평범했던 일상이 무너졌습니다.
지난달 미얀마 만달레이 지역을 덮친 규모 7.7의 강진은 주민들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갔습니다.
고통과 슬픔 속 절망의 현장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본 이들.
미얀마에서 이주노동자 지원 사업을 해온 NGO '양치우' 활동가들입니다.
활동가들이 전해 온 사진에는 참혹한 현실이 담겨 있습니다.
강진으로 건물은 뒤틀렸고, 집은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습니다.
세계문화유산인 미얀마 바간 불교유적도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시신 수습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건물 잔해에 깔린 사람들은 여전히 구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박재출 / 한국희망재단 국제협력팀 아시아 팀장>
"잔해를 처리를 못 하니까 그 안에 있는 시신이라든지 여러 가지로 마을의 냄새가 진동한다고 들었고, 부패 등이 많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가족을 잃은 사람들도 그 시신이 완전히 처리될 때까지 집 안에 못 들어가는 상황이고…"
하지만 도로와 다리가 붕괴되고 장비까지 부족해 구조와 피해 복구는 더디기만 합니다.
구호가 더딘 데는 미얀마 군부의 방해가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활동가들은 군부가 사가잉과 만달레이 등 지진 피해가 큰 지역에 구호품을 의도적으로 차단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수도 네피도 등에선 보여주기식 구호에만 집중하며, 소수민족이 사는 지역에는 공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군이 빈집을 차지하려 청소년을 체포했다는 증언도 나옵니다.
<박재출 / 한국희망재단 국제협력팀 아시아 팀장>
"실제로 정부와의 대립이 심했던 사가잉이나 만달레이의 경우는 통제가 심하기 때문에 그런 구호를 못하고 있다고 들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 파트너 기관 양치우가 거기 마을에 지역 주민들, 활동가들과 연계가 있어서 군부의 눈을 피해서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는 거죠."
당장 다음 달부터 시작되는 우기도 큰 걱정입니다.
폭우가 쏟아지면 콜레라 같은 수인성 질병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2차 피해가 우려됩니다.
집을 잃은 주민들은 잔해 옆에 천막을 치고 버티고 있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주민들에게는 식량과 식수, 안전한 거처가 절실합니다.
<박재출 / 한국희망재단 국제협력팀 아시아 팀장>
"그 사람들이 잊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가장 두려워하는 게 그거거든요. 군부가 쿠데타를 한지 벌써 4년째가 되었고 이제 미얀마 이슈는 잊혀 가고 있어요. 계속 어떤 식으로든 연대를 해달라 지지를 해 달라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거든요."
미얀마 주민들이 용기와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때입니다.
CPBC 김정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