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미사가 4월 26일 오전 10시(로마 현지시간)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엄수됐다. 2013년 3월 13일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된 교황은 12년 동안 재임한 뒤 4월 21일 향년 88세를 일기로 거처하던 교황청 성녀 마르타의 집에서 평화롭게 선종했다.
교황의 장례미사는 추기경단 단장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이 주례했고, 전 세계 추기경단과 주교단, 사제단이 공동집전했다. 장례미사에는 수도자와 신자, 시민 등 20여만 명이 참례했다. 세계 각국 전현직 정상들은 장례미사 제단 가까운 곳에서 교황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장례미사가 시작되기 전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제대 앞에 안치된 교황의 관을 봉인하는 예식이 먼저 거행됐다. 관 봉인 예식은 교황청 궁무처장 케빈 패럴 추기경이 주례했다.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교황의 생애와 사목활동을 기록한 문서에 서명했으며, 패럴 추기경은 이 문서를 낭독했다.
봉인된 관은 14명의 운구자들이 어깨에 메고 장례미사 장소인 성 베드로 광장 제단으로 운구했다. 미사가 시작되면서 교황청 전례원장 디에고 라벨리 대주교는 관 위에 복음서를 열어 올려놓았다. 곧이어 레 추기경이 관 주위를 돌며 분향 예식을 집전했다.
레 추기경은 미사 강론에서 “우리는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12년간 수많은 성체성사를 집전하셨던 성 베드로 광장에 모여 슬픔을 안은 채 그의 시신 둘레에서 기도하고 있다”며 “우리는 인간의 삶은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아버지의 집, 해가 지지 않는 행복한 삶 안에서 마치는 것이라는 확신으로 서 있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가 기억하는 교황님의 마지막 모습은 심각하게 안 좋은 건강에도 불구하고 주님 부활 대축일에 우리에게 축복을 주기 원하던 모습”이라면서 “우리는 지금 기도를 통해 교황님의 영혼을 하느님께 맡기고, 하느님께서 영원한 행복을 그에게 허락하시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레 추기경은 강론을 마치며 “사랑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님, 이제 저희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하늘에서도 교회와 전 세계, 희망의 불을 높이 드는 모든 인류를 위해서도 축복해 주소서”라고 간구했다.
1시간30분에 걸친 장례미사가 끝난 후, 교황의 관은 교황이 재임 중 이용했던 차량에 실려 로마 베네치아 광장과 콜로세움 등을 지나 안장 장소인 로마 성모대성당에 도착했다. 교황의 관이 지나가는 약 6km 거리에는 장례미사에 참례하지 못한 시민 15만여 명이 나와 교황과 마지막 작별인사를 나눴다. 안장 예식은 비공개로 간소하게 치러졌다. 교황의 유언대로 ‘프란치스코’라고만 적혀 있는 안장지 앞에 관을 놓고 패럴 추기경이 다시 관 덮개 위에 봉인 인장을 찍은 후 안장하면서 예식을 마쳤다.
교황의 무덤은 4월 27일 오전부터 신자들과 시민들에게 공개되기 시작했다. 추기경단도 27일 오후 교황 무덤을 방문해 조의를 표했다. 아울러 4월 23일 열린 추기경 전체회의 결정에 따라 5월 4일까지 9일간 교황을 추모하는 미사가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