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이 이 세상에 그리스도만이 참 희망임을 선포하는 순례자가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이사장 조규만 바실리오 주교, 이하 한국카리타스) 설립 50주년을 기념하는 전국 릴레이 도보성지순례가 출범했다. 전국 15개 교구 사회복지회(국) 및 가톨릭 사회복지 기관·시설 관계자들, 남녀 수도자, 본당 사회복지 활동가 및 일반 신자까지 이르는 순례 참가자들이 가난한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카리타스’(Caritas, 라틴어로 사랑·애덕·자선) 정신을 북돋우는 48만㎞의 여정에 나섰다.
전국 릴레이 도보성지순례 출범식은 4월 23일 대전교구 정하상교육회관에서 열렸다. 한국카리타스·한국카리타스협회 이사장 조규만 주교(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와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들, 한국카리타스협회 회원 125명이 참석했다.
출범식에서는 전국 각지 순례단들을 인도할 깃발들의 전달식이 거행됐다. 조규만 주교는 ‘한국카리타스’가 적힌 깃발을 한국카리타스 사무국장 정성환(프란치스코) 신부에게, ‘50주년 기념’이 적힌 깃발을 대전교구 사회복지국 국장 노승환(요셉) 신부에게, 교구별 이름이 적힌 깃발들을 각 교구 사회복지회(국) 사제단 및 실무자들에게 전달했다.
이어 출범 선언문 낭독이 있었다. 사제, 수도자, 평신도 대표자 3명이 ▲새로운 형태의 빈곤에 용감히 맞서며 이 시대 곁에 있는 가난한 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카리타스 정신과 나눔을 세상에 북돋우는 ▲교구 지역 내 다양한 문화와 아름다운 자연, 신앙 선조들의 거룩한 숨결을 체험하며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만남, 사목, 순례이자 선교인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 교구대회 준비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희망의 순례자’가 될 것을 선언했다.
4월 26일 제주교구 용수성지, 김대건길, 신창성당까지 걷는 제주교구 참가자들의 순례로 시작해 전국 각 교구가 두 라인으로 나뉘어 서로 이어 걸으며 각자 코스를 완주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합쳐서 48만㎞를 목표로 걷고 있다. 이는 지구 한 바퀴에 상당한 4만㎞ 거리에 열두 사도·지파를 뜻하는 12를 곱한 거리다. 참가자 각자가 스스로 1㎞ 걸을 때마다 1000원씩 기부한다.
“‘카리타스’ 활동가인 우리가 가난한 이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희망, 하느님을 향한 믿음, 인류애…. 발걸음마다 우리가 담을 수 있는 소중한 가치는 많습니다. 그런 사랑과 믿음으로 희망의 순례길을 걸어 봅시다.”
조규만 주교는 격려사를 통해 “하느님의 사랑으로 이웃을 섬기고 나눔을 하는 우리의 정체성을 다시 돌아보고, 구체적 사랑 실천의 행위로 모금하며, 밀알과 겨자씨처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묵묵히 하자”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