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비정규 노동자 쉼터 ‘꿀잠’.
이 쉼터에 한국천주교회 주교들이 방문했습니다.
주교들은 열악한 비정규직 문제에 공감하며 모두가 꿀잠을 잘 수 있는 대한민국을 소망했습니다.
김영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한 주택가 골목길.
낡은 동판이 눈길을 끕니다.
비정규 노동자들의 여름방학, 외갓집 같은 공간 ‘꿀잠’의 탄생 주역들입니다.
가톨릭을 비롯한 종교계와 노동자, 시민 등 3,000여 명이 기금을 모았습니다.
자원봉사자 1,000여 명이 100일 동안 꿀잠을 짓는 일에 힘을 보탰습니다.
그렇게 작지만 아름다운 집 ‘꿀잠’은 2017년 8월 19일 문을 열었습니다.
한국천주교회 주교들이 최근 ‘2025년 현장 체험 두 번째’ 순서로 이곳을 찾았습니다.
현장 체험에는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이자 전주교구장 김선태 주교, 광주대교구장 옥현진 대주교, 대전교구장 김종수 주교, 군종교구장 서상범 주교가 참석했습니다.
김 주교 등은 ‘꿀잠’ 김소연 운영위원장의 안내로 지하 노동문화사랑방에서 옥탑까지 쉼터 내부를 꼼꼼히 둘러봤습니다.
<김선태 주교 /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이렇게 각박한 현대사회에 어려운 사람들이 함께 모여 가지고 서로 꿈을 이루어 나가는 이 모습이 기적같이 보이고 정말 아름답게, 정말 아름답게 보이는 것 같아요.”
광주대교구장 옥현진 대주교는 ‘꿀잠’이 일자리와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연대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고 말했습니다.
<옥현진 대주교 / 광주대교구장>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맞닿아 있으니까 이렇게 연대할 수 있는 거구나. 그래서 이런 연대의 마음이 계속 됐으면 좋겠다...”
대전교구장 김종수 주교는 비정규 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을 체험하게 됐다며 꿀잠의 역할에 주목했습니다.
<김종수 주교 / 대전교구장>
“전체적인 공간이나 모든 거에서 그렇게 투쟁을 하면서도 이 자리가 사람이 쉬는 자리에 어떤 긍정적인 밝은, 기본적으로 훨씬 더 보기가 좋습니다.”
군종교구장 서상범 주교는 모두가 꿀잠을 잘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서상범 주교 / 군종교구장>
“우리가 또 스스로 잘 지켜 나가고 실천해야겠다는 그런 마음을 새롭게 하는 그런 계기가 되었습니다. 모두가 다 꿀잠 잘 수 있는 세상 그런 세상이 되도록 함께 노력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꿀잠’ 김소연 운영위원장은 차별 없고 평등한 일터를 만들기 위한 교회의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김소연 / ‘꿀잠’ 운영위원장>
“편안하게 이야기도 나누고 그런 게 또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저희 꿀잠 입장에서는 이렇게 찾아와 주신 게 너무 감사하거든요. 주변에 많이 알려 주시고...”
김선태 주교는 이번 현장 체험을 통해 하느님께서 더 좋은 길로 안내할 수 있는 계기로 삼기를 소망했습니다.
<김선태 주교 /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
“앞으로도 노동자들, 특히 비정규 노동자들 관심 갖고 저희가 할 수 있는 만큼 더 열심히 해서 이분들에게 좀 힘이 되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2005년 주교 현장 체험’은 10월 30일 국립 백두대간 수목원 방문으로 막을 내릴 예정입니다.
CPBC 김영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