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제267대 새 교황을 선출하는 추기경단 비밀회의 ‘콘클라베’의 막이 올랐습니다
우리 시각으로 오늘 오후 5시, 성 베드로 대 성전에서 봉헌된 ‘교황 선출 기원 미사’로 시작됐는데요
선거권을 가진 만 80세 미만, 133명의 추기경은 오늘 밤 시스티나 경당으로 입당해 외부와 단절된 채 비밀 투표를 실시합니다.
첫 투표 결과는 내일 새벽 2시쯤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콘클라베 개막’ 첫 소식을 서종빈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콘클라베 참석 선거인단 추기경들이 7일 시스티나 경당 입당에 앞서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교황 선출 기원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CPBC생중계 화면 캡처
[기자] 콘클라베에 참석할 전 세계 추기경 133명이 ‘교황 선출 기원 미사’를 봉헌하기 위해 성 베드로 대성전으로 입장합니다.
입당송으로 사무엘기 상권(2장 35절) “내가 믿음직한 사제를 세우리니 그가 내 마음과 생각에 따라 행동하리라”가 울려 퍼짐니다.
미사는 추기경단 단장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이 주례하고 선거인단 추기경이 공동 집전했습니다.
레 추기경은 미사를 시작하며 “뛰어난 성덕으로 하느님을 기쁘게 하고 언제나 저희를 돌보는 목자를 보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 / 추기경단 단장>
“교회에 무한한 사랑을 베푸시어 뛰어난 성덕으로 하느님을 기쁘게 하고 언제나 깨어 저희를 돌보는 훌륭한 목자를 보내 주소서”
복음으로는 요한 복음서 15장 “열매를 맺게 하려고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가 봉독됐습니다.
레 추기경은 강론에서 역사의 전환점에서 교회와 인류가 필요로 하는 교황이 선출 될 수 있도록 성령께 도움을 청하자고 말했습니다.
신자들은 교황을 선출하기 위해 부름 받은 추기경들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보편 지향 기도>
“주님, 그들을 통찰과 식견, 지혜와 식별의 당신 영으로 채워 주소서”
영성체 후에도 “주님의 놀라운 은총으로 저희에게 훌륭한 목자를 보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 / 추기경단 단장>
“주님의 놀라운 은총으로 저희에게 훌륭한 목자를 보내시어 그가 주님의 양 떼를 덕행으로 가르치고 저희의 정신을 복음의 진리로 가득 채우게 하소서”
선거인단 추기경들은 우리 시각으로 오늘 밤 11시쯤 시스티나 경당으로 이동해 외부와 단절된 채 교황이 선출될 때 까지 매일 투표를 반복합니다.
투표 과정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집니다.
선거인단 추기경 133명의 3분의 2 이상 즉 최소 89명의 지지를 얻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계속 투표합니다.
입후보자는 따로 없고 참석 추기경은 모두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동시에 갖습니다.
선거인단 추기경은 70개국에서 왔으며 80 이상이 프란치스코 교황 재임 중에 서임됐습니다.
첫 투표 결과는 우리 시각으로 내일 새벽 2시쯤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시스티나 경당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올라오면 교황이 선출되지 않았다는 의미이고 흰 연기가 올라오면 새 교황이 선출됐다는 뜻입니다.
사흘 동안의 투표에서도 교황이 선출되지 않으면 추기경들은 하루 투표를 중단하고 기도와 대화의 시간을 갖습니다.
20세기 들어 새 교황을 선출하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사흘이었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틀 만에 선출됐습니다.
한편 콘클라베를 앞두고 선거인단 추기경들이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새 교황의 자질과 덕목에 대해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추기경들은 새 교황의 덕목으로 교회의 일치와 다양성을 존중하고 신앙의 온전함을 지키며 세상에 희망을 주는 복음 전파에 역점을 두는 교황이 선출되길 희망했습니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연속성을 강조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교황은 시대의 징표를 읽고 교회에 갇히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강인한 인격을 지녔으면서도 복음 전파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선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견해도 나왔습니다.
이번 콘클라베는 온 세상을 위한 희망의 순간입니다.
성령께서 언제, 어느 추기경에게 베드로 직무를 맡길지, 지금 전 세계는 시스티나 경당 굴뚝에서 빨리 흰 연기가 피어오르길 두 손 모아 기도하고 있습니다.
CPBC 서종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