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주목 받는 교황 문헌 레오 13세 교황 사회회칙 「새로운 사태」
교황 레오 13세의 회칙 '새로운 사태' 첫 페이지
[앵커] 레오 14세 교황이 교황명을 ‘레오’로 선택하면서 레오 13세 교황의 회칙에도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1891년 레오 13세 교황이 반포한 「새로운 사태」(Rerum Novarum)인데요.
「새로운 사태」로 시작한 교회의 대사회 메시지를 이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제256대 교황인 레오 13세 교황은 1878년부터 25년간 재임하며 보편 교회 신자들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제시했습니다.
레오 13세 교황이 1891년 5월 반포한 회칙 「새로운 사태」는 ‘자본과 노동’을 대주제로 다루고 있습니다.
「새로운 사태」는 가톨릭 사회교리의 근원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18세기 산업혁명 당시 유럽에선 극심한 빈부격차와 부의 편중현상을 겪었습니다.
가난한 농민들이 돈을 벌기 위해 공장이 들어선 도시로 집단이주하면서 도시의 물가와 집값이 크게 올라 비참한 삶을 살았습니다.
어린 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나이를 막론하고 돈을 벌기 위해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에 시달리면서 노동자들의 인권은 유린당했습니다.
레오 13세 교황은 「새로운 사태」를 통해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을 이같이 지적했습니다.
교황은 “새로운 산업의 성장과 새로운 기술의 발전, 극소수의 막대한 부요와 대다수의 빈곤 등으로 투쟁을 일으키게 됐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새로운 사태’는 사람들의 마음을 우울하고 불안하게 만들 정도로 극히 심각하다”고 우려했습니다.
교황은 갈등의 원인을 짚으면서 ‘사유재산권은 인간의 기본권이며 천부적인 권리’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어 사회적 불평등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사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교황은 더 나아가 가정과 국가, 그리고 노동의 존엄성을 언급했습니다.
레오 13세 교황은 자본과 노동이 촉발한 ‘새로운 사태’의 해결책으로 국가 통치자를 비롯해 고용주, 노동자들에게 각각의 키워드를 제시했습니다.
먼저 국가의 통치자들에게는 ‘훌륭한 법’과 ‘현명한 제도’로 전력을 기울이라고 당부했습니다.
특히 자본주나 고용주에게는 자유와 평등에 따라 체결된 업무를 온전하고도 충실하게 수행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아울러 사용자의 재산을 침해하거나 인격을 손상하지 않는 의무가 있다고도 설명했습니다.
특별히 성직자들에게는 ‘공동선의 증진’과 함께 모든 사람의 마음 안에 모든 덕의 근원이고 절정인 ‘애덕’을 불러일으켜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가톨릭교회의 첫 사회회칙인 「새로운 사태」는 이후 후임 교황들에 의해 계승 발전돼 왔습니다.
「새로운 사태」 반포 40주년을 맞는 1931년 비오 11세 교황이 반포한 회칙 「사십주년」을 시작으로, 성 요한 23세 교황의 회칙 「어머니요 스승」과 「지상의 평화」,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들과 1991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회칙 「백주년」 등이 대표적입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2009년 회칙 「진리 안의 사랑」을 반포했으며, 이에 앞서 2004년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는 「간추린 사회교리」를 발표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권고 「복음의 기쁨」과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통해 세상을 향한 교회의 메시지를 제시했습니다.
「새로운 사태」를 통해 레오 13세 교황이 134년 전 지적한 빈부격차와 인권 침해, 차별, 폭력과 전쟁은 여전히 미해결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새 교황이 교황명을 레오 14세로 정한 것은 해결하지 못한 과제로부터 인간의 존엄성을 수호하는 예언직을 수행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CPBC 이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