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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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김과 평화의 여정 시작, 레오 14세 교황 첫 행보

교황 선출 이후 첫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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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 교황이 9일 바티칸 시스티나 경당에서 교황으로서 첫 미사를 주례하며 제대에 분향하고 있다.

 

레오 14세 교황이 9일 바티칸 시스티나 경당에서 교황으로서 주례하는 첫 미사를 거행하고 있다.

 


선출 이튿날, 시스티나 경당에서 미사 봉헌
레오 14세 교황은 선출 된 이후 이튿날부터 사도좌로서 첫 행보를 이어갔다.
교황은 9일 오전 콘클라베가 열렸던 바티칸 시스티나 경당에서 추기경단과 미사를 함께 봉헌했다. 이날 미사에는 콘클라베에 참여한 133명 추기경을 포함해 로마에 머물던 각국의 추기경들이 모두 참여했다.
교황이 처음 주례한 미사 강론은 교회 존재 이유와 그리스도인의 신원과 사명을 명확히 하는 표현들로 채워졌다.
교황은 “교회가 밤의 어둠을 밝히는 등불로서 점점 더 본모습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저는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교회를 위해 헌신하는 충실한 관리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회는 화려한 구조물이나 웅장한 기념비를 통해서가 아니라 구성원들의 거룩함을 통해 이뤄지고 평가받는다”면서 “우리는 하느님께서 택하신 백성으로, 우리를 어둠에서 불러내신 분의 놀라운 일을 선포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지금도 그리스도와 신앙은 약자나 어리석은 자들을 위한 것이라고 조롱당하는 곳이 많으며, 많은 이가 기술과 돈·성공·권력·쾌락과 같은 세속적인 가치를 선호한다”면서 “그런 곳에서 복음을 전하고 진리를 증거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그런 곳이야말로 우리의 선교 사명이 가장 필요한 장소”라고 전했다.
교황은 “예수님을 단지 카리스마 있는 리더나 슈퍼맨으로 축소하는 경우도 있고, 세례 받은 많은 이들조차 실질적인 무신론 상태에서 살아가는 세상이 곧 우리에게 맡겨진 세상”이라며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자주 가르치셨듯 우리는 이 세상에서 예수님을 기쁘게 믿는 우리 믿음을 증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레오 14세 교황이 10일 로마 제나차노 착한 의견의 성모 성지에 위치한 복자 스테파노 벨레시니의 무덤 앞에서 기도하고 있다. OSV

 

레오 14세 교황이 ‘착한 의견의 성모 성지’에서 기도하고 있다. OSV

 


바티칸 외부 첫 일정, 수도회 성지 방문과 만남
레오 14세 교황의 바티칸 외부 첫 일정은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공동체와 함께하는 것이었다. 교황은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에 입회해 추기경이 되기 전까지 페루에서 선교 사제요 주교로 활약했고, 8일 선출된 직후에도 “저는 성 아우구스티노의 아들이며, 수도회 회원”이라며 정체성을 드러낸 바 있다.
교황은 10일 바티칸 외부 일정을 로마 외곽 제나차노의 ‘착한 의견의 성모 성지’를 방문했다. 이곳은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가 1300년대부터 맡아 운영하고 있다. 레오 13세 교황은 이 성지를 성모 준대성전으로 승격했다. 
교황은 이곳을 첫 방문지로 선택한 것에 대해 “교회가 나를 택한 이후 이곳에 오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밝혔다.
교황은 전용차가 아닌 폭스바겐 멀티밴의 앞자리에 탑승해 성지에 도착했다. 성지를 방문한 수백 명의 군중은 ‘레오’를 뜻하는 ‘레오네, 레오네’를 연호하며 교황을 맞았다. 교황은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인사를 나누는 것도 잊지 않았다.
교황이 성당에 들어서자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소속 수도자들이 반겼다. 교황은 그들과 함께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님을 안고 있는 이콘 ‘로마 백성의 구원’(Salus Populi Romani) 앞에서 기도를 바쳤다. 교황은 착한 의견의 성모님께 드리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기도와 성모송을 바쳤다.
이 이콘은 알바니아에서 가져온 성모 마리아의 고대 성화로 교황청은 “새 교황의 이름이 유래된 레오 13세 교황도 이 성화를 사랑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교황은 참석자들에게 “어머니께서는 결코 자녀를 버리지 않으시듯 여러분도 어머니께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함께한 이들을 강복했다.

 

레오 14세 교황이 10일 성모 마리아 대성전을 방문해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 무덤 위에 흰 장미꽃을 헌화하고 있다. OSV

 


프란치스코 교황 비롯한 역대 교황 참배하고 기도
레오 14세 교황은 이날 ‘착한 의견의 성모 성지’ 방문을 마친 뒤 바티칸 사도궁으로 돌아가는 길에 성모 마리아 대성전을 방문해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 무덤을 참배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이곳에 장미 한 송이를 헌화하고 한참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앞서 교황은 이날 오전 추기경들과의 만남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봉사와 헌신에 존경을 표한다”며 전임 교황의 길을 따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 교황이 대성전에 도착하자 수천 명의 군중이 “Viva il papa”(교황님 만세)를 연호했다.
교황이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의 무덤을 찾은 것은 교황 선출 전인 지난 4월 27일 추기경단과 함께 빈소를 참배한 이후 13일 만이다.
교황은 11일 오전에는 베드로 사도를 비롯한 역대 교황들이 묻힌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 묘소를 참배하고, 묘소 내 제대에서 미사를 주례했다. 미사 후에는 전임 교황들의 무덤 앞에서 침묵 기도를 바쳤다.


첫 주일 부활 삼종기도, “전쟁, 다시는 안 돼!”
“젊은이들에게 말씀드립니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교회와 주 예수 그리스도의 초대를 받아들이십시오!”
레오 14세 교황이 선출된 후 처음 맞이한 주일이자 성소 주일인 11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첫 부활 삼종기도를 주례하면서 “서로를 섬기고, 삶의 여정이 사랑과 진리 안에서 걸어갈 수 있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이날 성 베드로 광장에는 전 세계에서 온 신자 약 10만 명이 운집했다. 순례자들은 교황이 모습을 드러내자 “비바 일 파파(Viva il Papa, 교황 만세)”라고 환호하며 새 교황을 맞았다.
교황은 순례자들과의 만남에 기쁨을 전하면서 “로마 주교로서 재임하는 첫 주일에 성소 주일을 기념할 수 있는 것은 ‘하느님의 선물’과 같다”며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양 떼를 알고 사랑하며, 양 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참된 목자로 그 모습을 드러내신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젊은이들에게 “그리스도와 교회의 초대를 두려워하지 말라”며 “부르심을 받는 이유는 우리가 모두 당신들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성소 주일 축제가 함께 진행된 성 베드로 광장은 밴드의 행진곡과 순례자들의 흥겨운 노랫소리로 가득 찼다.
교황은 순례자들에게 “모든 이가 젊은이들을 환영하고 동행하면서 서로 섬기고, 사랑과 진리 안에서 걸을 수 있도록 기도하자”고 격려했다.
교황은 전쟁의 참상을 다시 언급하면서 “오늘날 제3차 세계대전이 조각조각 벌어지고 있다”며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거듭 호소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인도-파키스탄 전쟁을 모두 언급했다.
교황은 6000만 명의 사망자를 낸 제2차 세계대전의 비극을 회상하며 “사랑하는 우크라이나 국민의 고통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다”며 “가능한 한 빨리 진실하고 정의로우며 지속 가능한 평화에 도달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모든 전쟁 포로가 풀려나고, 특히 아이들이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며 “가자지구에서도 즉시 전투를 중단하고, 지친 민간인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제공해달라”고 당부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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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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