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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교황 레오 14세] 레오14세 교황 탄생의 의미와 교황직의 방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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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후 가톨릭교회는 역사적 갈림길에 서 있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개척한 길, 즉 더 포용적이고 더욱 개방적이며 투명한 교회를 계속 지지할 것인지, 아니면 시노달리타스라고 불리는 그의 구상에서 한발 물러설 것인지 133명의 추기경은 선택의 갈림길에 있었다. 그리고 5월 8일, 추기경들은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을 교황으로 선출함으로써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노선을 이어가기로 했다.



예견된 결과


이러한 결과는 예상된 것이었다. 투표권을 가진 80세 미만 추기경 중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명한 추기경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을 지지하는 후보가 선출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또 다른 근거도 있다. ‘내셔널 가톨릭 리포터’(NCR)지(誌)가 추기경들의 성향에 대해 집계한 바에 의하면, 133명 중 106명이 프란치스코 개혁의 핵심인 시노달리타스를 지지했다.


레오 14세 교황이 된 프레보스트 추기경은 교황청 주교부 장관으로서 교황청 관료제의 한가운데 위치함에도 불구하고 시노달리타스에 대한 명확한 지지를 표명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시노달리타스는 교회를 더 포용적이고 참여적인 구조로 만드는 시도”이며 “지금 교회를 짓누르고 있는 극단적 분열을 해결하는 핵심 열쇠”라고 강조했다.


5월 9일 미국 주교들은 기자회견에서 추기경들이 어떤 교황을 원했는지를 요약했다. 시카고대교구장 블레이즈 J. 수피치 추기경과 뉴욕대교구장 티모시 M. 돌런 추기경 등은 복음 선포의 열정이 가득하고 교회의 일치를 강화하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향성과 개혁을 이어갈 사람을 교황으로 원했다고 밝혔다. 수피치 추기경은 “프란치스코의 사명과 삶, 전통을 계승할 뿐만 아니라 그 이전의 모든 것들, 특히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까지도 계승할 수 있는 인물이 누구인가?”를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공의회, 사회교리


레오 14세 교황이 5월 10일 추기경단을 대상으로 행한 첫 연설은 그의 교황직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요약한다. 첫째,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르침을 ‘교회의 삶과 활동을 이끌어온 복음적 원칙들’이라며 “이 귀중한 유산을 받아들여 믿음에서 태어나는 희망으로 여정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회를 잘못된 길로 이끈다는 비난에 대해 그의 사명이 그리스도의 복음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둘째, 교황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보편교회가 수십 년간 따라온 여정에 대해, 완전한 헌신을 새롭게 다짐하기를 바란다”며 공의회 정신의 실현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임을 밝혔다. 이어 그리스도 선포의 우선성, 선교적 회심, 시노달리타스, 신앙감각(sensus fidei)에 대한 경청, 가난한 이들에 대한 배려, 현대세계와의 대화 등 공의회 정신 구현의 원칙들을 밝혔다.


셋째, 사회교리의 현대적 적용을 통해 새로운 세기의 도전에 응답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는 최초의 사회 회칙 「새로운 사태」를 반포한 레오 13세 교황에서 따온 레오 14세라는 교황명에서 더 분명하게 확인된다. 인공지능(AI) 혁명을 19세기 산업혁명에 비견한 그는 인간 존엄성과 공동선의 증진을 위해 교회의 사회교리를 새롭게 적용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레오 14세 교황직의 또 한 가지 방향성은 ‘평화’다. 5월 8일, 교황으로서의 첫 축복 메시지가 “여러분 모두에게 평화가 있기를!”이었고 10일 첫 주일 삼종기도에서도 “전쟁은 다시는 안 된다”며 전 세계 모든 나라들, 특히 강대국들을 향해 평화를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평화는 사회교리의 가장 핵심 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시노드 교회 건설


레오 14세 교황은 “선교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 힘써야 한다”며 “다리를 놓고 대화를 나누며 모든 이를 열린 팔로 환영하는 교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변방으로 나아가라’며, ‘선교하는 교회’, ‘야전병원’으로서의 교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프란치스코 교황과 같은 목소리로 들린다.


이제 전 세계의 추기경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산을 계승할 새 교황을 선출, 그가 꿈꾸던 시노드 교회 건설을 자신들의 사명으로 여기고 레오 14세 교황과 함께 개혁과 쇄신의 여정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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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5-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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