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총장 시절 방한한 레오 14세 교황의 사진.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제공
[앵커] 교황 레오 14세는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총장 시절 한국을 다섯 차례나 방문했습니다.
방한 당시 휴전선과 가까운 최전방도 찾아 한반도 분단 상황을 안타까워했습니다.
레오 14세 교황과 한국과의 인연을 김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레오 14세 교황이 한국을 처음 방문한 건 2002년입니다.
2001년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총장으로 선출된 후 사목방문 차원이었습니다.
당시 한국지부는 총장 직할 소속이었기에, 한국 공동체를 더 살뜰하게 챙겼습니다.
이후 2003년, 2005년, 2008년, 2010년 네 차례 더 방한했고,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한국지부 본원이 있는 인천에 주로 머물렀습니다.
수도회가 준비한 차량을 이용하지 않고 지하철을 타고 다닌 일화는 유명합니다.
<조우형 신부 /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한국지부장>
“지하철 타고 강남에 있는 봉은사에 가셔서 바닥에 좌식으로 앉으시고 국수도 드시고 차도 드시고.”
특히 불고기와 잡채를 즐겨 먹었는데, 한국을 자주 방문한 덕분에 젓가락질이 자연스러웠습니다.
<조우형 신부 /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한국지부장>
“젓가락질을 저는 한국에 3번째 방문할 때 뵈었기 때문에 잘하시더라고요. 오시기 전에 좀 연습하고 오신 것 같은.”
교황은 휴전선이 지척인 최전방 경기도 연천 열쇠전망대도 방문했습니다.
한국의 분단 상황을 직접 목격하고 안타까워했다고 전해집니다.
2010년엔 수도회 한국 진출 2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총원 총참사, 관구장들과 함께 방한했습니다.
교황은 늘 수도회 형제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이름을 기억했다가 불러주었습니다.
<조우형 신부 /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한국지부장>
“저의 이름을 기억하고 “마태오, Good to see you again”해주셔서 저는 갑자기 말이 안 나오지만 똑같이 “Good to see you again, father general”이라고 답변을 드렸는데 뜬금없이 “I’m not your father”라고 하시더라고요. 나는 너의 아빠가 아니야. “We are brother” 우리는 형제야.”
CPBC 특별대담에 출연한 한국지부장 조우형 신부는 자신을 형제라고 말했던 총장이 교황으로 선출됐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다고 밝혔습니다.
<조우형 신부 /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한국지부장>
“굉장히 기쁘면서도 믿을 수 없는 그 광경에 마음속으로는 환호성을 외치면서 ‘아싸’ 했습니다.”
교황 탄생과 함께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한국지부에도 큰 관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조우형 신부 /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한국지부장>
“그날 새벽부터 저희 수도회의 모든 전화기와 모든 휴대폰은 그날 밤까지 울림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취재진의 취재 열기가 뜨거웠던 걸로?) 너무 대단했어요.”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총장 시절 방한한 교황 레오 14세의 모습. 성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