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동성당 여성FC 신자들이 이요섭(맨 왼쪽) 주임신부와 기념사진을 찍다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난곡동본당 제공
[앵커] 서울 난곡동본당엔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축구 클럽이 있습니다.
난곡동의 골 때리는 그녀들, ‘난곡동성당 여성FC’인데요.
여성 신자들이 축구를 통해 경쟁을 넘어 ‘친교’와 ‘화합’을 이끌고 있습니다.
이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난곡동성당 앞마당에 인조잔디가 깔립니다.
이날은 본당 여성 신자 축구클럽인 ‘난곡동성당 여성FC’의 경기가 있는 날.
경기에 앞서 주임 이요섭 신부가 이끄는 ‘주임신부팀’과 김세훈 신부가 이끄는 ‘협력사제팀’간 시범경기가 한창입니다.
[VCR] “어! 우와~”
본격적으로 경기가 시작되자 선수들은 몸을 사리지 않습니다.
이날 경기에 나선 팀은 모두 네 팀.
본당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는 사목회와 성모회, 꾸리아, 주일학교 자모회 회원들이 구슬땀을 흘립니다.
경기 중엔 선수들은 물론, 신자와 수도자들의 응원 열기도 뜨겁습니다.
마지막 한 경기를 남기고 맞은 휴식시간.
모두가 기다리던 간식도 나눕니다.
[VCR] “하나 둘 셋, 국물이 끝내줘요!”
이날 결승전에는 붉은색 티셔츠의 ‘자모회’와 녹색 티셔츠의 ‘사목회’가 맞붙었습니다.
[VCR] “삑(호각소리)~”
그러다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기다리던 골이 터집니다.
[VCR] “자모회 파이팅! 실수해도 이긴다! 어어 우와!”
결국 주일학교 자모회 팀이 3대 2로 사목회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합니다.
<박희주 라파엘라 / 난곡동성당 여성FC 자모회팀>
“서로서로 맞춰주느라 실력 발휘를 일부러 안 했는데 저희 팀이 왠지 이기고 싶어 하는 것 같아서 적극적으로 했더니 생각지 않게 잘 이긴 것 같습니다.”
‘난곡동성당 여성FC’는 주임 이요섭 신부가 신자들과 함께 오랜 준비 끝에 올해 2월 창단했습니다.
15년 전부터 부임하는 본당마다 여성FC를 창단해온 이 신부는 축구를 통해 공동체 친교와 화합을 도모해왔습니다.
본당에서는 여성 신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데 여성 신자들의 친교와 화합을 위한 방법 가운데 하나로 ‘축구’에서 해법을 찾은 겁니다.
<이요섭 신부 / 서울대교구 난곡동본당 주임>
“(축구를 해보니) 꼭 겪어봐야 어떤 생각이 바뀌는 게 있잖아요? 그 부분에 있어서는 어디를 가나 자매님들이 확실하게, 뭐 예를 들면 대화 내용이 달라지는 거죠. 시기와 질투에서 ‘아, 내가 저 상대를 미워할 필요가 없고 아, 저 사람은 틀린 게 아니라 나랑 다른 거구나…’(하고)”
올해로 설립 50주년을 맞은 난곡동본당은 다음 달 8일 3대 주임신부였던 강우일 주교 주례로 50주년 감사 미사를 봉헌할 계획입니다.